암울해진 비발디 '사계' 사라진 계절의 증거 될까[황덕현의 기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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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록 페스티벌을 다니는 걸 좋아했다.
기존 사계 전곡을 읽어 들인 인공지능(AI)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측한 2050년의 기후를 토대로 곡을 재창조했기 때문이다.
무서운 점은 인공지능이 본 '암울한 사계절'이 앞으로 30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300년 동안 생기 돋고 녹음이 울창한 느낌을 줬던 비발디의 사계가 '옛날엔 이런 계절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기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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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 겨울은 고작 39일…여름은 2배 늘어 '1년의 절반'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어릴 때는 록 페스티벌을 다니는 걸 좋아했다. 기존 질서에 대한 반항과 불안한 미래가 폭발하는 음악은 복잡하고 고민이 깊던 젊은 날의 해방 같았다. 그러나 이내 차분한 음악이 좋아졌다. 바쁘고 정신없는 사회 속에서 클래식 음악은 반대의 의미로 '편안한 해방구'가 됐다.
꽉 막힌 지하철 속에서 1000번도 더 들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틀었다. '비발디가 살았던 17세기의 이탈리아의 봄은 이렇게 싱그러울까' 하는 생각이 들 무렵 소리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원곡에서 들리던 새소리가 사라지고, 단조의 삭막하고 암울한 구성이 들렸다.
새로 편곡된 '사계 2050'은 암울하기 짝이 없었다. 이 곡은 철저히 '논리'에 기반해 작곡됐다. 기존 사계 전곡을 읽어 들인 인공지능(AI)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측한 2050년의 기후를 토대로 곡을 재창조했기 때문이다.
이 음원은 서울을 비롯해 상 파울로, 베네치 등 전 세계 14개 도시의 사계절을 각각의 음원으로 재해석했다. 이 곡들은 모두 어둡고 끈적끈적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또 '여름' 악장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졌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빙하가 녹았고, 해수면이 상승했으며 한번 데워진 바다가 쉽게 식지 않아서 현재 짧아진 가을만큼이나 겨울도 짧아진 것이다.
실제 여름은 과거부터 지속해서 길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탄소 감축 없는 고탄소 시나리오가 지속될 경우 2081~2100년에는 현재 97일인 여름 일수가 170일까지 2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겨울은 107일에서 39일로 대폭 줄어든다. 폭염일수는 현재보다 최대 2배 증가해 이틀 중 1번씩 폭염 특보가 발령될 수 있다.
무서운 점은 인공지능이 본 '암울한 사계절'이 앞으로 30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300년 동안 생기 돋고 녹음이 울창한 느낌을 줬던 비발디의 사계가 '옛날엔 이런 계절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기까지 말이다.
기후 취약성 때문에 2050년까지 살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무서움이 있다. 1달 앞으로 다가온 기후변화협약(UNFCCC) 제28차 당사국회의(COP28)에 이 음악이 재생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오늘의 날씨가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걸 전 세계가 알아야 하니까.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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