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KCC 완벽 제압 비결은 선발 변경과 정희재 수비
창원 LG는 1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부산 KCC를 104-84로 물리치며 5연승이란 신바람을 냈다. 개막 3연패란 불안한 출발은 싹 씻었다. 순위도 울산 현대모비스, 안양 정관장과 함께 공동 2위다.
어느 경기나 기선 제압이 중요하지만, 이날 경기는 더더욱 그랬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가장 적은 평균 72.4점을 실점했고, KCC는 평균 89.8점을 올렸다. 실점 1위와 득점 2위의 방패와 창의 대결이었다.
특히, KCC는 1쿼터와 4쿼터 평균 득점이 28.0점과 17.5점으로 편차가 크다. 가용 인원이 적은데다 최준용이 빠진 영향이다. 최준용과 송교창까지 가세해 온전한 전력을 갖춘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LG는 이런 KCC의 득점력을 감안할 때 1쿼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쉽거나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1쿼터가 중요하다고 하자 “양준석이 쭉 선발로 나갔는데 안정적으로 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선발을 이재도로 바꿨다. KCC의 득점이 나오는 게 트랜지션이나 3점슛이다. 파울을 써가면서 (1쿼터) 평균 30점 정도를 20점대 초반으로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선수들이 해야 할 몫이다. 경기에 집중해서 파울로 끊어주고, 안 줘야 할 3점슛을 지켜준다면 30점까지는 안 줄 거 같다”고 했다.
LG는 경기 시작 약 6분 30초 만에 14-2로 앞섰다. 1쿼터를 25-10으로 압도했다. KCC는 앞선 4경기에서 승패를 떠나 1쿼터를 무조건 앞섰던 팀이다. LG는 이런 KCC에게 1쿼터 10분 동안 15점 우위를 점했다. 뒷심이 약한 KCC임을 감안하면 승부가 결정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조상현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이재도를 선발로 기용한 게 좋았다고 하자 “재도가 출발을 잘 끊어줬다. 어려운 경기를 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선발로 들어간 선수들이 수비에서 잘 해줬다”며 “가장 큰 건 (KCC의 1쿼터) 득점을 10점으로 묶고 트랜지션도 안 내줬다. 정희재 등 고참들이 잘 끌어줬다”고 만족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이재도는 “선수라면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걸 해내야 한다. 오늘(10일) 경기는 상대가 초반에 강하니까 실점을 줄이고, 우리 흐름으로 경기를 이끌어가게 해달라고 주문하셨다. 힘들지만, 그것 또한 개의치 않고 선수로 최선을 다해서 이행을 해야 하는 게 내 몫이라서 1쿼터 때 많은 힘을 쏟았다”며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지만, 에너지와 활동량으로 기선 제압을 한 거 같다. 감독님의 작전지시를 잘 수행해서 만족한다”고 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마레이는 존슨을 못 막고, 존슨은 마레이를 못 막는다. 거기서 파생되는 걸 누가 더 잘 수습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정희재나 양홍석이 (존슨을) 막을 확률이 있어서 대비를 했다. 마레이를 트랩으로 수비를 안 할 수 없다. 외곽 한 곳을 열어줘야 하는 약점은 있다”고 했다.
정희재는 1쿼터에서 존슨의 득점을 2점으로 묶었다. 존슨은 1쿼터 4분 8초 밖에 뛰지 않았다. 정희재의 수비에 그만큼 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조상현 감독은 “희재에게 많이 고맙다. 작년부터 수비에서 믿고 쓰는 선수다. 외곽형 외국선수가 들어와서 희재에게 (수비를) 맡기고 마레이를 도움수비 가는 역할로 세운다. 역시 존슨의 트랜지션 게임 등을 잘 묶어줬다”며 “우리에게 힘이 더 생기고, 고참들의 역할을 후배들이 보고 따라온다”고 정희재를 칭찬했다.
LG는 선발 변화와 정희재의 수비 덕분에 2006~2007시즌 이후 처음이자 팀 통산 3번째로 1라운드 내에서 5연승을 기록했다.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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