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승진하는 것도 아닌데 왜?...국내 25명만 갖고 있다는 ‘이것’ [호텔 체크人]

권효정 여행플러스 기자(kwon.hyojeong@mktour.kr) 2023. 11. 1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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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섭 파라스파라 지배인 인터뷰
세계적 권위의 레끌레도어 획득
황금 배지는 스위스 유명 브랜드 제작
시험 절차만 4단계, 엄격하고 까다로워

북한산 국립공원 안에 위치해 2021년 8월 개장한 파라스파라는 서울에 위치한 최초의 리조트다. 개관한 지 2주년이 막 지났지만 서비스 만큼은 5성급 호텔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라스파라’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서로’를 뜻한다. 사람과 자연,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부지도 매머드급을 자랑한다. 8만 60㎡(2만 3000평) 규모에 이른다.

리조트에서 바라본 북한산 전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파라스파라 서울은 지난해 레끌레도어 컨시어지를 배출했다. 레끌레도어를 특급호텔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호텔이 아닌 리조트에서 레끌레도어 수상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그 주인공은 김창섭 객실팀 지배인이다.
김창섭 지배인 / 사진=파라스파라
레끌레도어를 획득했다고 연봉이 오르거나 초고속 승진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업(業)에 대한 사명감과 남다른 전문성을 위해 레끌레도어에 도전했단다. 취미로 호캉스를 즐기며 다양한 벤치마킹을 위해 국내외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김 지배인과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단풍이 절정이었던 가을날, 호텔업계에서 10년 경력을 지닌 그를 직접 만나봤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파라스파라 서울 객실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국 컨시어지협회 홍보이사도 같이 맡고 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호텔리어를 시작했고,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를 거쳐 파라스파라에 합류했다.

-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 컨시어지(Concierge·고객 맞춤 편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VIP 고객 체크인·아웃은 물론 파라스파라 서울 투숙객의 여행 일정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안내하고 있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리조트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정보와 서비스를 이용객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리조트 내 산책로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 호텔리어 입문 계기와 노력이 궁금하다.

▶ 어린 시절 가족들과 특급호텔에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가장 처음 마주한 호텔리어의 모습을 보고 멋있어 보였다.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투숙객들에게 친절하게 응대를 하던 호텔리어의 모습을 보고 결심을 했다. 이후 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업무에 필요한 관련 자격증과 어학성적을 준비하며 특급호텔에 취업하면서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리조트에 투숙하는 고객 중에서 기념일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파라스파라는 기념일 이벤트로 고객 객실 창문에 그림을 그리는 ‘윈도 드로잉(Window Drawing)’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특별한 추억을 전하고 싶다는 고객이 있었다. 요청을 받고 해당 객실 창문에 방문 기념 윈도 드로잉을 남겼다. 그날 가족분들이 리셉션 데스크로 와서 정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여러 번 감사 인사를 했다.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레끌레도어 황금배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 레끌레도어(Les Clefs d‘Or) 자격은 언제 획득했는지.

▶ 지난해 11월,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한국 컨시어지협회 총회에서 골든키를 수여받았다.

- 레끌레도어에 대해 생소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 전문 자격증이다. 식음부서(F&B)에 소믈리에가 있다면, 컨시어지는 레끌레도어가 있다. 프랑스어로 ‘황금열쇠’를 뜻하는 레끌레도어는 세계 컨시어지협회의 엄격한 심사와 시험을 거쳐 베테랑 컨시어지를 인증하는 제도이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적인 컨시어지를 나타낸다. 레끌레도어 정회원의 경우 양쪽 옷깃에 황금 열쇠가 교차된 배지를 유니폼에 패용한다. 현재 레끌레도어 정회원은 전 세계 4000여 명, 국내에는 25명이 활동하고 있다. 황금열쇠 배지는 스위스 유명 귀금속 브랜드 ‘부커러(bucherer)’사에서 제작한다.

- 레끌레도어 배지를 획득하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획득 과정이 궁금하다.

▶ 컨시어지로 근무함에 있어 호텔에 방문하는 내·외국인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역 전문가가 되기 위해 레끌레도어 배지 획득을 결심하게 됐다.

레끌레도어 정회원 자격조건은 호텔 로비 근무 5년 이상, 컨시어지 근무 경력은 3년 이상이어야 응시가 가능하다. 협회 내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3년 연속 활동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 컨시어지 총회나 아시아 컨시어지 총회에 참석하면 된다. 한국에서 진행하는 한국 컨시어지 총회는 1년에 한 번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 레클레도어 시험은 1년마다 진행하고 있으나 합격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1차 서류심사, 2차 필기시험, 3차 면접, 4차 추천서까지 모든 관문을 거쳐야 한다. 2차 필기는 지식 시험으로 역사와 업무과 관련한 내용을 논·서술형으로 작성한다.

- 레끌레도어 획득 후 회사 내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들었다.

▶ 먼저 회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덕분에 레끌레도어를 획득할 수 있었다. 타 부서 동료들이 레끌레도어 제도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러다 보니 많은 후배 직원들이 레끌레도어를 획득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리조트에서 바라본 북한산 가을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 리조트 내 전망이 좋은 힐링 공간을 꼽자면.

▶ 파라스파라 컨시어지로서 추천하는 공간은 파라스파라 리조트의 각동 옥상 정원이다. 옥상 정원에 올라가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북한산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11월 오후 6시쯤 방문하는 것을 가장 추천하는데 멋진 가을 노을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 나만의 리조트 이용 팁을 공유하자면.

▶ 파라스파라 델리는 매일 당일 구운 빵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맛있는 빵을 만나고 싶다면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에 델리를 방문하길 바란다. 갓 나온 빵을 맛볼 수 있다.

-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궁금하다.

▶ 더 많은 후배 레끌레도어가 나왔으면 하는 게 소박한 꿈이다. 개인적인 목표로는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리조트 재방문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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