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반등도 '멈춤'…총선 공약 우후죽순 '촉각'
서울 노원·강북구 하락 전환…강남구는 보합
전셋값 상승 폭은 확대…서울, 올해 최고 상승률
국내 부동산 시장이 다시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반등하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는데요. 전국과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 폭이 4주째 줄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반면 전셋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다시 높아진 집값에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격을 떠받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에 따라 집값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기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하는 횡보세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서울 강남구 7개월 만에 상승세 멈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를 기록하며 전주(0.04%)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습니다. 지난 10월 셋째 주(16일 기준) 이후 4주째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아파트값 상승세는 더욱 눈에 띄게 둔화했는데요. 이번 주 매맷값 변동률은 0.04%로 전주(0.07%)보다 0.03%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지방의 경우 0.02%를 기록하며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하는 흐름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역시 0.05%로 전주(0.07%)보다 줄었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반등세를 기록하며 달아오르던 부동산 매매 시장이 다시 눈에 띄게 식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내 자치구 별로 보면 강남구의 아파트값 변동률인 보합(0%)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올해 4월 넷째 주 반등을 시작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멈췄습니다. 이밖에 구로구와 동작구도 보합으로 돌아섰고요.
노원구와 강북구의 경우 각각 -0.01%를 기록하며 집값이 하락 전환했습니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 7월 이후 17주 만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동대문구(0.18%→0.12%)와 강동구(0.13%→0.13%), 송파구(0.12%→0.11%), 용산구(0.19%→0.11%) 등은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다만 이 지역들 역시 상승 폭이 둔화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중 대출금리의 상승과 매도·매수인 간 희망 가격 격차로 인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전체적인 관망세를 보이며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전셋값, 올해 최고 상승률…메가시티 촉각
매매 시장이 식어가고 있는 반면 전세시장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서울의 경우 전셋값 상승세가 더욱 확대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21%를 기록하며 전주(0.19%)보다 상승 폭이 커졌는데요.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기도 합니다. 2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요.
올해 하반기 이후 집값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수요자들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다시 커진 집값 부담에 전세로 돌아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367건으로 전달(3860건)보다 줄었습니다. 9월은 가을 이사철로 부동산 시장 성수기로 여겨지는데 되레 거래량이 줄어든 겁니다.
매수심리도 위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6으로 전주(88.3)보다 0.7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면 집을 사려는 이보다 팔려는 이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의 경우 올해 들어 이 지수가 지속해 오르는 흐름이었지만 지난 9월 둘째 주(11일 기준) 89.8로 최고점을 찍은 뒤에는 서서히 낮아지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매매시장 관망세로 실수요자 중심의 전세 선호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단지나 교통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하며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메가시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수도권에서는 서울 편입이 거론되는 김포시와 하남시, 고양시 등 관련 지역 분위기가 들썩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데다가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논의가 구체화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메가시티 등 각 지역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할 수 있는 총선 공약에 더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매매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부동산 시장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핵심지 위주로 가격 회복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움직임에 수요층들의 가격 부담감이 커진 분위기"라며 "이로 인해 주택 거래량이 감소세고 서민 실수요가 밀집한 중저가 지역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서울 메가시티 이슈는 아직은 김포나 구리 등 관련 지역 가격 움직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메가시티와 GTX 등 교통 계획을 앞세운 총선 공약들이 본격화하고 있어 약세 전환을 기대하며 대기하는 전략은 유효해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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