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계 최고 바리스타가 찾아낸 커피 원두의 맛은?
2023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 엄보람의 원두
지난 9일, 역대 최대규모로 열린 제22회 서울카페쇼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다양한 커피 브랜드가 참여해 직접 내린 커피를 시식할 수 있는 'E존' 입구의 한 부스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바로 2023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인 바리스타 엄보람과 협업한 브랜드의 원두를 맛볼 수 있는 부스였다.
브라질에서 자란 한인 동포 2세인 엄보람 바리스타는 올해 6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WBC에서 우승했다. 그해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를 뽑는 대회로 우리에게 익숙한 '폴 바셋'도 이 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엄 바리스타는 브라질 상파울루 한인타운에서 '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코엑스 부스에서는 엄 바리스타를 볼 수는 없었다. 대신 엄 바리스타와 함께 대회 준비를 같이 한 '로소 커피'의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고 있었다.
"엄 바리스타는 로소 커피와 협업해 로소 커피의 로스팅 기술을 전수 받아 WBC에 참가했고 우승했다"는 설명이었다.
엄 바리스타에게 세계 최고의 영광을 가져다 준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맛보고 싶었지만 이미 해당 원두는 판매가 끝나 있었다.
데이비드 크로스비 로소 커피 대표는 '매진'이라고 적힌 시크릿 메뉴 종이를 보여주며 "한국에 온라인 등을 통해 다시 이 원두를 판매하려면 약 3개월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시크릿 원두의 이름은 '내츄럴 핑크 버본'으로 100g당 가격이 3만8000원이었다. 현장에서는 로소 커피의 원두로 내린 2종류의 커피를 시음해 볼 수 있었다. 원두의 가격은 각각 100g당 2만4000원, 7만원으로 고가였다. 첫번째 원두의 특징으로 '밀감의 단맛, 건포도, 아이스티, 부드러움, 신선함' 등의 설명이 적혀 있었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커피라는 인상 정도만 남을 뿐 디테일한 맛까지 느낄 순 없었다.
E존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숍, 쇼룸 등이 원두 커피 시음, 판매, 영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긴 줄이 늘어선 한 부스를 지켜보니 2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사군카페인)가 운영하는 매장인듯 싶었다. 여러 잔의 커피를 다 시음해 보기엔 속이 쓰릴 것 같아 부스를 둘러 본 뒤 다음 부스에 들렸다.
'기미사'라는 곳으로 '기미'란 향과 맛, 기분을 뜻하는 옛말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커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오로지 이름만 보고 선택한 곳이었다. 성수동에 매장이 1곳 있고 원두를 판매하는 사업도 하는 곳이었다. 대표 바리스타는 WBC의 심사위원 자격이 있는 곳이었다. 시음한 커피의 원두는 게이샤 종으로 역시나 따뜻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E부스를 둘러보고 커피 전문가들의 강연이 열리는 플리너리 세션에 들렸다. 정다운 파이오니어 커피 대표가 '지속가능한 커피 산업의 위기: 기후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었다.
정 대표는 강의 말미에 "미래에는 유전자변형 기술을 통해 커피 생산자가 레몬향을 띠고, 커피 나무가 척박한 기후에서도 강하며 병충해에도 강한 형태 등으로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다만 커피나무는 식량작물이 아니라 유전자변형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대 의견도 많고, 시간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업체들이 참가한 코엑스 행사장도 둘러봤다. 행사장 한쪽 구석에서는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커피의 맛을 맞추는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결선 1경기가 열리고 있었는데 5명의 참가자들은 6종류의 커피를 맛보고 제한된 시간 안에 커피의 원두를 맞히는 방식이었다. 참가 선수들은 수저 등을 사용해 '스읍'소리를 내며 커피를 맛보고 뱉어내거나, 입을 헹구는 방식으로 빠르게 커피들을 시음해 나갔다. 5명의 결선 참가자 중 한 여성 참가자는 6잔 중 4잔을 맞추며 가장 우수한 기록을 냈다.
한편 서울카페쇼는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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