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돌아온 '개콘', KBS 자존심 지킬까 [N초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정통사극과 공개 코미디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지상파에서 사라진 정통 사극과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으며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
KBS는 지난 8월 두 프로그램의 편성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KBS가 방송사를 대표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재가동한다. 11일에는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 김한솔)을, 12일에는 '부활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연출 김상미)를 선보인다.
'고려거란전쟁'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강감찬(최수종 분)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다. 당대 최강국인 거란제국과 26년간의 전쟁을 통해 찬란한 번영의 꽃을 피운 고려의 역사를 깊숙하게 다룬다.
엄격한 고증과 전쟁신 등 대규모 스케일이 동반되는 대하사극은 시청자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작이 어려웠던 것도 사실. 그동안 굵직굵직한 대하사극을 선보였던 방송사인 KBS는 공영방송 50주년 시기를 맞아 '대하사극의 부활'을 내걸고 '고려거란전쟁'을 선보인다. 270억원으로 알려진 제작비는 기존의 대하사극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더불어 10년만에 대하사극에 복귀하는 최수종이 주인공을 맡으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앞서 김덕재 KBS 부사장은 "'고려거란전쟁'은 KBS의 50주년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라며 "대하사극에서는 언제나 어려웠던 시대를 조상들이 어떻게 헤쳐나가고 발전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고려 초기 어린 현종이 어떻게 국란을 극복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이 시대를 보는 인사이트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을 앞두고 공개되는 포스터와 영상 등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극의 주요 시청층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시청자 사이에서도 묵직한 무게감의 이야기와 영상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고려거란전쟁'에서는 대형 전투신 뿐만 아니라 인물을 깊게 조명하는 이야기도 채워졌다. 전형을 벗어난 새로운 연출로, 사극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높일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다.
12일에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1051회가 방송된다. '개콘'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시초로 평가 받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999년 9월부터 방송을 시작해 종영을 맞은 2020년 6월까지 약 20년9개월 동안 방송된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20년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와 함께 코미디 트렌드 변화로 인해 1050회를 끝으로 종영을 맞았다. 그동안 MBC, SBS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가운데에서도 명맥을 이어왔던 '개콘'의 퇴장은 공개 코미디의 마침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 사이 tvN 에서 선보이던 '코미디 빅리그'도 문을 닫았고 공개 코미디가 전무한 상태에서 '개콘'은 3년만에 '부활'을 알렸다.
반가움과 우려가 교차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의 장이 사라진 가운데 '개콘'의 문턱이 낮은 코미디 무대가 중요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동시에 이미 공개 코미디 시대를 넘어 유튜브 등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 시대의 웃음 콘텐츠가 자리잡은 가운데 '개콘'의 경쟁력이 유지될 것이냐는 우려다.
앞서 김상미 CP는 유튜브 중심 코미디 시장에서 다시 공개 코미디가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유튜브도 너무 재밌어서 저희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받아들이고 적용하고 있다"라며 "저희가 다른 점이 있다면 식상할 수 있지만 주말밤에 온가족이 볼 수 있는 게 지금까지 없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유튜브와 OTT에 재밌는 게 많은데 부모님과 같이 보기 껄끄러운 19금 개그들이 있다"라며 "그러다보니 같이 시청하지 않고, 그러다보니 세대 간의 단절들이 생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와 OTT의 센 코미디와 다른 게 있다면 온 가족이 함께 봐도 같이 편안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제작진이 야심차게 내놓은 두 개의 주말 프로그램 '고려거란전쟁'과 '개그콘서트'가 '공영방송 KBS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방송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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