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알포드 깨어났는데… kt wiz, 필승조 부활 필요하다[KS4 프리뷰]

[수원=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한동안 침묵하던 kt wiz 박병호와 앤서니 알포드가 부활에 성공했다. 그런데 믿었던 kt wiz의 필승조가 위태롭다. 

김재윤. ⓒ연합뉴스

kt wiz는 10일 오후 6시30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판4선승제) 3차전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7-8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엄청난 혈투였다. 두 팀은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을 펼쳤고 경기 중반까지 한 점차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LG는 3-4로 뒤지고 있던 6회초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8회말 올라온 고우석이 황재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뒤이어 박병호의 극적인 좌월 투런포로 kt wiz는 7-5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이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놓고 오지환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결국 충격을 이기지 못한 kt wiz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상수가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7-8로 경기를 내줬다. 

한 점차로 아쉽게 경기를 졌지만 수확도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박병호와 알포드가 깨어난 것. 알포드는 4회말 좌중간 안타에 이어 5회말에는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터트리며 타격감 회복을 알렸다.

박병호의 부활은 더욱 극적이다. 5회말 정우영을 상대로 행운의 우전 안타를 터트린 박병호는 8회말 고우석의 몸쪽 낮은 공을 특유의 스윙으로 받아쳐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비록 경기는 패했으나 박병호의 부활은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kt wiz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박병호. ⓒ연합뉴스

문제는 흔들리는 필승조다. kt wiz는 이날 필승조 손동현(0이닝 1실점)이 박동원에게 홈런을 맞고 무너졌고 마무리투수 김재윤(1이닝 3실점)도 오지환에게 충격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지난 2차전도 마찬가지다. 당시 4-3으로 앞서고 있던 kt wiz는 8회말 1사 2루에서 박영현이 박동원에게 역전 좌월 투런포를 맞고 무너진 바 있다.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kt wiz는 필승조가 흔들리면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미 kt wiz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당시 많은 불펜투수를 소모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전 경기(5경기)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영현 역시 4경기에 올라와 5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이 여파는 조금씩 한국시리즈에서 나타나고 있다. 2차전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손동현과 박영현에 대해 "조금 지친 모습이 보여 빠르게 교체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루 휴식을 취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휴식 후에도 손동현은 제 구위를 찾지 못하고 흔들렸다. 

손동현. ⓒ연합뉴스

기존 필승조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희망도 있다. 바로 이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이상동이다.

이상동은 정규시즌 4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구사하는 이상동은 6월 이후 본격적으로 이강철 감독에게 기회를 받기 시작했고 9월(평균자책점 1.93)과 10월(평균자책점 1.17)에는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kt wiz의 정규시즌 2위 확정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도 이상동은 실점 없이 LG 타선을 봉쇄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이상동의 향후 필승조 기용을 선언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과연 kt wiz가 흔들리는 불펜진을 어떻게 안정화 시킬 수 있을까. 필승공식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한 이강철 감독이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