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은 남 얘기"… 판매 양극화에 거센 한파

김창성 기자 2023. 11. 1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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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수입차 부익부 빈익빈③] 벤츠·BMW 점유율 56%… 나머지 업체는 성적 부진에 한숨

[편집자주]국내 수입자동차 업계의 판매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수년째 양강 구도로 자리잡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 코리아의 철옹성이 굳건한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업체임에도 국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브랜드가 늘었다. 수입차 판매 양극화 속 포르쉐나 벤틀리, 렉서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 판매량은 꺾이지 않았다.

올해 벤츠와 BMW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차 업체의 판매 부진이 심각하다. 사진은 뉴 푸조 408.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기사 게재 순서
①"내가 제일 잘나가" 벤츠·BMW 올해도 선두 다툼
②'억'소리 나도 잘나가는 럭셔리카
③"흥행은 남 얘기"… 판매 양극화에 거센 한파
국내 수입 자동차시장의 판매 양극화가 크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두 회사가 6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하고 나머지 업체가 10% 미만의 점유율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수입차시장이 전체적으로 뒷걸음질 친 가운데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일부 럭셔리카 브랜드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브랜드의 판매 부진은 심각하다. 일부 브랜드가 구조조정에도 나선 상황에 철수 위기설까지 감돈다.


月 100대 판매도 힘든 브랜드 수두룩


2016년부터 시작된 국내 수입차시장의 선두 다툼은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의 대결이었다.

연초부터 매월 아슬아슬한 대결을 펼치다 막판에는 항상 벤츠코리아가 승리하며 7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올해는 BMW코리아의 기세가 어느 해보다 거세다.

올 들어 10월까지 두 회사의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은 ▲벤츠코리아 6만988대(27.84%) ▲BMW코리아 6만2514대(28.54%)로 합산점유율만 56.4%다.

두 회사의 성적은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전체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압도적인 격차는 유지되고 있다. 다른 업체가 설 자리는 좁아지는 형국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지프와 푸조다. 지난 10월까지 두 브랜드의 합산 판매량은 전년(7718대)대비 33.7% 준 5119대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벤츠와 BMW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반면 다른 업체는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사진=링컨코리아
지프는 1~10월 3632대를 팔아 전년(5994대) 대비 39.4% 하락했고 푸조는 같은 기간 1487대가 팔려 전년(1724대)보다 13.7% 뒷걸음질 쳤다.

두 브랜드는 지난 10개월 동안 한 번도 월 판매량 1000대 문턱을 넘기지 못했다.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은 지난 2월 지프의 599대다. 푸조는 6월의 223대가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이고 1~2월에는 월 판매량 1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프와 푸조가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자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감원 카드를 꺼내 1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섰다.

포드코리아(링컨 포함) 상황도 좋지 않다. 포드코리아는 올해 10개월 동안 전년(6386대)대비 41.6% 떨어진 3729대를 팔았다. 포드 브랜드의 성적은 전년(4206대)대비 34.3% 하락한 2762대, 링컨은 전년(2180대) 성적보다 55.6% 떨어진 967대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표방하는 폴스타 성적도 아쉽다. 폴스타의 지난 10개월 판매 성적은 1389대로 작년 같은 기간(2444대)보다 43.2% 줄었다.
/디자인=이강준 기자
폴스타는 올 1월에 판매량 0대를 기록했고 가장 많이 판매한 성적이 9월의 292대에 불과하다.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지난해 최종 판매량(2794대)을 뛰어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맥 못 추는 글로벌 브랜드, 생존 방법은?


최근 3년(2020~2022년) 연속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1만대 클럽 자리를 지킨 폭스바겐코리아도 올해는 힘에 부친 모습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0월까지 7819대를 팔아 전년(1만1170대)대비 판매량이 30% 뒤쳐졌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월별 판매량은 ▲1월 196대(전년대비 -83.8%) ▲2월 517대(-53.3%) ▲3월 452대(-57.1%) ▲4월 675대(-20.3%) ▲5월 862대(-27.1%) ▲6월 538대(-51%) ▲7월 1195대(14.8%↑) ▲8월 1417대(35.9%↑) ▲9월 1114대(-24.2%↑) ▲10월 853대(-23.4%)다.

상반기(1~6월)에 한 번도 월 1000대 판매량을 넘지 못하고 모두 전년대비 뒷걸음질 친 폭스바겐코리아는 7~9월까지 3개월 연속 1000대 판매를 돌파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무너졌다.

올 1~10월 7819대를 팔아 월 평균 782대를 기록한 폭스바겐코리아는 남은 두 달 2200여대 수준을 팔아야 극적으로 4년 연속 1만대 클럽 가입이 가능하다.
올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업체가 수두룩하다. 사진은 폭스바겐 티구안. /사진=폭스바겐코리아
렉서스는 '노재팬'(No Japan) 위기를 털어냈지만 혼다코리아는 여전히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혼다코리아의 지난 10개월 판매 성적은 1047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거둔 2813대 보다 62.8% 떨어졌다.

혼다코리아의 월별 판매량은 한 번도 전년대비 성적을 넘지 못했고 가장 많이 판매한 성적이 10월의 233대에 불과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올 1~10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4.3% 준 364대다. 계속된 판매 부진에 지난 5월 국내 영업을 중단하고 재고만 소진 중인 재규어는 올 들어 10월까지 전년(154대)대비 64.9% 하락한 54대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심각한 판매 양극화가 지속되자 뒤숭숭하다. 판매 중단은 물론 국내시장 철수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판매 부진이 계속되니 적극적인 마케팅도 쉽지 않고 이 같은 비용 절감은 판매 부진으로 직결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풍부한 라인업과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춘 벤츠와 BMW의 경쟁력을 타 브랜드가 따라 잡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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