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보내길 잘했네'… 이번엔 클로저로 변신한 '카멜레온' 이정용[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LG 트윈스 우완투수 이정용(27)이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마무리투수로 변신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LG는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S 3차전 kt wiz와의 원정경기에서 8–7로 이겼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LG는 KS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막판 대혼전 양상으로 흘렀다. LG는 5-4로 앞선 8회말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투입했다. 1번타자 배정대부터 시작하는 kt wiz의 상위타순을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고우석은 배정대에게 우전 안타, 김상수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더니 황재균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박병호에게 역전 투런포까지 맞아 5-7로 역전을 당했다.

일격을 당한 LG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9회말 선두타자 홍창기의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추격의 물꼬를 텄다. 이후 박해민과 김현수가 범타로 물러났으나 오스틴 딘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오지환이 스리런 홈런을 작렬해 순식간에 8-7로 역전했다.

하지만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은 9회말에도 흔들렸다. 9회말 1사 후 김준태에게 사구를 내주더니, 정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1사 1,2루에 몰렸다. 그러자 LG 염경엽 감독은 마운드에 이정용을 올렸다.

이정용은 첫 타자 배정대와의 승부에서 초구 포크볼을 구사하다 폭투를 범했다. 결국 이정용은 배정대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동점 또는 역전을 내줄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정용. ⓒ연합뉴스

이정용은 후속타자 김상수와의 승부에서 초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이어 2구 슬라이더를 구사해 김상수의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이정용은 침착하게 포구한 뒤 포수 박동원에게 송구했고 박동원이 홈을 먼저 밟은 뒤 1루로 공을 뿌리며 병살타를 완성했다. 이 병살타로 LG는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정용은 당초 2022시즌을 마치고 군복무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의 만류 속에 2023시즌까지 치르기로 결정했다. 시즌 초반은 부진의 연속이었다. 2021시즌과 2022시즌 필승조에서 활약했던 이정용은 고우석의 부상 속에 마무리투수까지 겸직했지만 실점을 무더기로 내줬다.

아쉬움을 삼킨 이정용은 후반기 포크볼을 장착한 뒤 연이어 호투를 펼쳤다. 공 개수를 늘려 선발진에 완벽히 정착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3.28, 전반기 평균자책점 5.90과 비교하면 환골탈태한 수준이었다. 특히 선발투수로 변신해 호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을 만했다.

이정용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또다시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선발투수 바로 다음 순번으로 출격하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7회와 1회, 너무나도 다른 순간에 나왔고 피안타도 꽤 허용했지만 어느 순간에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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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차전엔 마무리투수로 나서 세이브를 챙겼다. LG는 '카멜레온' 이정용의 활약 덕분에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수없이 보직을 변경하면서도 어느 곳에서든 맹활약을 펼치는 이정용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