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병원·학교 피해 잇따라…"이틀간 10만 명 가자지구 북→남 대피"(종합)
가자 북→남 대피, 2000명→1만5000명→5만명→8만명 급증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 이스라엘군의 맹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병원과 학교가 공격을 받아 민간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가자 북부에서 남부로 대피하는 피란길에도 공습이 이어졌다.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장 모하마드 아부 셀메야는 AFP통신에 가자지구의 알부라크 학교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50명의 순교자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을 공습해 13명이 숨졌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중심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구내를 공습해 1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다만 AFP는 병원장이 발표한 수치나 하마스가 주장하는 수치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부상당한 딸이 알시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 하나네는 AFP에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딸이 흔들린다"고 호소했다.
시파 병원 안에서 목발에 의지한 채 걸음을 옮기던 모하메드 리하네도 "사람들이 죽어가고 거리에서 찢겨져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저격수가 알쿠드스 병원에 총격을 가해 최소 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적신월사는 "현재 치열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으며 알쿠드스 병원에서 이스라엘 저격수들의 총격이 벌어지고 있고, 난민들 중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앞서 알시파 병원과 알쿠즈 병원, 알란티시 소아병원, 알나스르 아동병원 등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지난 수 시간 동안 여러 병원에 공습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민간인 피해를 우려했다. HRW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공습과 전투가 벌어지면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수천 명의 상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숨어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알시파 병원 인근 지역에서 하마스가 운영하는 훈련 시설과 지휘소, 무기 보관 시설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AFP에 "작전과 관련된 군대의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병원을 향한 공격이 이어지며 병원에 머물기 힘들어진 가자지구 주민들은 힘겨운 피난길에 올랐다.
알 란티시 병원에 있던 한 여성은 AFP에 "병원에서 즉시 퇴원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적십자사는 물론 그 누구도 안전한 퇴원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쪽 가자시티에서 이틀 사이 10만 명 이상이 남쪽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깊숙한 곳에서 작전을 펼치는 동안 가자지구 주민 10만명 이상이 지난 이틀 동안 남쪽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돌려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통하는 대피 통로가 처음 개방된 지난 5일과 6일엔 2000명이, 7일에는 1만5000명이 탈출한 데 이어 8일엔 5만명이 피난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인 9일에는 하루 사이 8만 명이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전날부터 가자지구 북부에서 매일 4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하기 시작할 것이라 밝혔다.
리처드 헤흐트 IDF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4시간 동안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전술적이고 국지적인 일시 (군사작전) 중단"이라고 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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