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다시 찾는 尹대통령...커지는 엑스포 부산 유치 기대감

김문관 기자 2023. 11.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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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위 “대패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으면 다시 찾지 않았을 것”
대통령실 “2차 투표서 한국에 투표한다는 국가 많아”
韓총리 " ‘엑스포 네트워크’ 소중....대한민국 미래 자산 적립”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3~24일 프랑스 파리를 다시 찾는다. 국정과제인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하는 것이다. 엑스포 유치 위원회와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의 파리 재방문 자체가 유치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현지 시각)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0~23일 영국 국빈 방문에 이어 23~24일 프랑스 파리를 다시 찾는다. 파리는 오는 28일 엑스포 개최지 투표가 이뤄질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곳이다. 앞서 지난 6월 20일(현지 시각) 윤 대통령은 파리에서 4차 경쟁프레젠테이션(PT)을 직접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재방문에서 각국 주재 BIE 대표들과 오찬과 만찬 및 리셉션 행사 등을 통해 직접 부산 유치를 설득할 예정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0~11일 파리를 찾았으며, 정부의 엑스포 유치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오는 12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파리를 찾는다. 정부 총력전에 윤 대통령도 직접 가세하는 셈이다.

대통령 국빈 방문의 경우 통상 연간 단위로 사전에 일정이 잡힌다. 영국 국빈 방문 후 파리 방문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최근까지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파리 방문이 공식 결정된 것은 그만큼 엑스포 부산 유치 가능성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의미라는 게 대통령실의 전언이다.

엑스포 유치 위원회 관계자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만약 대패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으면 윤 대통령이 파리를 다시 찾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부산이 선발 주자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많이 따라잡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유치 총력전을 이어간다는 의미는 물론 승산도 엿보인다는 뜻이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에는 현재 부산과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경쟁 중으로 리야드와 부산이 양강이라는 게 외신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프랑스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원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사진은 샤를드골 국제공항에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를 위한 영상이 상영되는 모습. /연합뉴스

오는 28일 오후(현지 시각) 파리에서 열리는 1차 투표에서 182개 투표국 중 3분의 2가 넘는 표를 받는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1위 득표 도시와 2위 득표 도시를 대상으로 한 2차 투표가 바로 이어진다. 이 경우 한국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기대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에 투표한다는 국가 중 2차 투표로 가면 한국에 투표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물론 정부와 기업이 합심한 결과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PT에서 ‘보답’과 ‘연대’라는 키워드로 부산의 비전을 소개해 BIE 회원국 대표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9월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와 인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20여 개국과 정상회담을, 같은 달 유엔(UN) 총회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서는 47개국 정상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2개국 정상과 고위관료를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다. 민간 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위시한 기업인들도 적극 힘을 보탰다.

아프리카와 유럽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월 31일(현지 시각)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 은시말렌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부와 대통령실은 부산엑스포 유치전 자체가 대한민국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 총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부산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해서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다”며 “지구를 400바퀴 넘게 돌면서 쌓은 ‘엑스포 네트워크’도 소중히 키워가고 싶다. 마일리지 쌓듯 대한민국의 미래 자산을 적립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여러 국가를 만나 관계를 만든 의미가 크다”며 “순방을 수행하다 보니 우리가 선진국이 돼 가면서 조금 더 세밀하게 외교를 하고 사소한 것도 살펴야 하는 단계가 됐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우리와 깊은 관계가 없던 국가 중 상당수가 이번 유치전 접촉을 통해 적극적인 교류 의사를 밝혀 왔다”며 “기업인도 각국 정부 장관 등과 네트워크를 쌓았고, 이는 해외 비즈니스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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