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지 김포 고촌읍’으로 주목받은 농어촌 특별전형…인구 10만 넘는 읍도

손덕호 기자 2023. 11.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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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학원서 강의 듣고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진학
김포 고촌읍 인구 급증…'대학 진학 유리하다’ 주목
부산 외곽 물금읍, 12만명 육박…양산 인구 3분의1 살아
천안아산역 있는 아산시 배방읍 8만명…한 학년 10개 학급 넘어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자’는 주장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보다는 ‘서울시 김포구’로 바뀌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김포 일부 지역은 오히려 대학을 가기 어려워져 악재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에서 5분 거리인 아파트가 행정구역이 ‘읍’이라는 이유로 대학에 진학할 때 농어촌 특별전형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런 혜택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도 고촌읍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다. 읍·면이어야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동’지역 대신 읍·면으로 주민들이 몰리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발생한 곳도 있다. 행정구역만 읍·면이지 사실상 동보다 더 도시화되어 있는 지역도 있어 대입에 혜택을 주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경기 김포시 고촌읍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네이버 부동산 캡처

◇’대치동에 밀리지 않는 떠오르는 신생 학군지’로 소개되기도

농어촌 특별전형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학생들의 입시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전형이다. 대체로 학생 본인이 읍·면 소재 중학교·고등학교를 6년간 다니고, 본인과 부모 모두 읍·면에 거주하면 지원할 수 있다. 내년도 대학 사회통합(기회균형)전형 가운데 농어촌·도서벽지 학생 모집인원은 총 9646명(정원 외 포함)이다.

김포시 서울 편입이 정치권에서 추진되면서 김포시 고촌읍이 교육 측면에서 논란이 됐다. 김포시에서 가장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강서구와 경계를 맞대고 있다. 서울까지 5분밖에 걸리지 않고, 방과 후 목동 학원가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읍’이기 때문에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촌읍은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학생들이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인구가 급증했다. 2020년에만 7000세대가 넘게 입주했다. 내년에 1300세대 가까이 추가 입주한다. 아파트 분양 광고에는 ‘농어촌 특별전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등장했다. 케이블TV 부동산 전문 방송에서는 ‘서울 대치동에 밀리지 않는 떠오르는 신생 학군지’로 고촌읍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고등학교가 폐교되고 있지만, 고촌읍에는 인구가 급증하자 2020년 일반계 고촌고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올해 971명이 재학 중이다. 뿐만 아니라 고촌읍에는 서울 시민들도 쇼핑하러 많이 가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도 있다. 기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셈이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대학 “농어촌 전형 취지 살릴 수 있는 지역 명확히 해야” 교육부 “종합적 개선”

그런데 김포에서 ‘도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부 동 지역은 고촌읍보다 인구가 적다. 김포시에는 동이 8개, 읍·면은 각각 3개씩 있다. 고촌읍은 14개 읍면동 가운데 인구가 4번째로 많다. 구래동·장기동·장기본동·마산동·사우동은 고촌읍보다 아래에 있다.

도심에서 떠나 외곽 지역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배후도시 역할을 하는 물금신도시가 조성된 경남 양산시 물금읍 인구는 지난달 기준으로 11만9778명이다. 양산시 인구(35만5136명) 3분의1은 물금읍에 산다.

KTX 천안아산역이 있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 인구는 8만4516명이다. 천안아산역 주변으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서울로 출퇴근할 수도 있게 되면서 벌어진 변화다. 배방고에는 학년 별로 11~15개 학급에 1310명이 재학 중으로, 과밀학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실질적으로 동 지역보다 일부 읍·면 지역이 더 도시화가 진행돼 있는데,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읍·면 지역 학생만 받을 수 있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대입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을 ‘읍·면’에서 도농복합 형태 시의 ‘동’ 지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고등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거리에 국민의힘 김포-서울시 편입 당론추진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이 법안에 대해 “기회균형 특별전형은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라며 “도농복합 형태 시의 학생이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대·이화여대·인하대 등은 “농어촌 지역 거주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다른 지역에 주어지면 역차별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며 “농어촌 전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대상과 지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교육부는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으로 농어촌 특별전형이 농어촌 학생이 아닌 외지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 쉽게 진학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포 학생들이 농어촌 특례 혜택을 보는 것은 실제 농어촌 지역 학생 역차별’이라는 지적에 “이런 걸 종합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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