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도 ‘필승 카드’도 다 공략했다..제대로 불어오는 LG의 ‘신바람’
[수원(경기)=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제대로 신바람이 불고 있다. 천적이 등판한 경기에서도 승리했고 상대의 필승 카드를 모두 무너뜨렸다.
LG 트윈스는 11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8-7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시리즈를 2승 1패로 리드했다.
LG는 시리즈 시작이 좋지 못했다. 1차전에서 에이스 켈리를 내세우고도 '3선발' 고영표가 등판한 KT에 패했다. KT가 몇 차례나 주루사를 당했고 LG는 수비에서 삼중살까지 성공시키며 '승리의 운'이 따랐지만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2차전에서도 선발 최원태가 0.1이닝만에 4이닝으로 그야말로 '붕괴'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LG는 2차전 6회 터진 '캡틴' 오지환의 솔로 홈런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고 8회 박동원이 역전 결승 3점포를 쏘아올려 5-4 대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원정으로 이어진 3차전. KT는 'LG전 필승 카드'인 벤자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벤자민은 올해 정규시즌 LG 입장에서 '통곡의 벽'이었다. 올시즌 LG전 5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KT가 올시즌 LG를 상대로 기록한 6승 중 5승이 벤자민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거둔 것이었다. 올시즌 KT 입장에서 벤자민의 등판은 곧 LG전 승리를 의미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추가 휴식을 포기하면서까지 한국시리즈 1-3차전에 고영표-쿠에바스-벤자민 투입을 강행했다. 벤자민 때문이었다. 벤자민이 4차전에 처음 등판할 경우 LG를 상대로 가장 강력한 투수를 시리즈에 한 번 밖에 기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깝다는 것이 이강철 감독이 밝힌 이유였다. 그만큼 벤자민은 이강철 감독이 믿는 '필승 카드'였다.
하지만 이날의 LG는 달랐다. LG는 1,2회 벤자민을 상대로 안타를 만들어냈고 3회 기어코 선제 득점까지 올렸다. 1사 후 1번타자 홍창기가 안타, 2번타자 박해민이 볼넷을 기록해 출루했고 2사 후 4번타자 오스틴이 좌측 파울폴을 직격하는 벼락같은 선제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올해 정규시즌 LG를 상대로 32.1이닝을 투구하며 단 3자책점만을 기록한 벤자민을 상대로 한 이닝에 3점을 얻어낸 것이었다.
LG의 신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주장 오지환이 5회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3-4 역전까지 허용했지만 LG는 6회초 '2차전의 영웅' 박동원이 역전 2점포를 쏘아올려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KT가 자랑하는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을 상대로 쏘아올린 역전포였다. 박동원에게 홈런을 허용한 손동현은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강판됐다.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손동현을 무너뜨린 LG는 사실상 KT의 '필승 카드' 한 장을 지우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8회 등판해 역전을 허용했지만 LG는 9회초 2사 후 오지환이 경기를 다시 뒤집는 역전 결승 3점포를 쏘아올려 기어코 승리했다. 이번에는 KT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상대로 기록한 홈런이었다.
LG는 2,3차전 연이어 역전승을 거두며 KT가 자랑하는 필승조를 모두 공략했다. 손동현은 2,3차전 연이어 실점하며 무너졌고 2차전에서는 박동원이 8회 박영현을 무너뜨리는 역전 결승포를 쏘아올렸으며 3차전에서는 오지환이 김재윤을 무너뜨렸다. '불펜 3인방'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KT에 뼈아픈 타격을 준 두 번의 역전승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3차전에서 2이닝을 책임지며 호투한 이상동을 향후 시리즈에서 필승조로 기용할 의사를 밝혔지만 이상동의 호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벤자민의 성적은 5이닝 4자책점. 올해 정규시즌 내내 LG를 상대로 기록한 자책점보다 이날 내준 자책점이 더 많았다. 벤자민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은 아니지만 공략에 성공했고 올해 처음으로 벤자민이 등판한 KT를 상대로 승리까지 거두며 '천적'에 대한 공포도 이겨낼 수 있게 됐다.
2차전에서 선발투수가 1회 0.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음에도 역전승을 거둔 LG는 이날은 '야구는 9회 2아웃부터' 라는 격언을 제대로 실현하며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기세를 탔다.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85%. 상대의 필승 카드를 모두 무너뜨리며 85%의 확률을 점한 LG는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현재 사실상 '겨울 야구'나 마찬가지인 칼바람이 불고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LG의 신바람도 제대로 불어오고 있다.(사진=LG 트윈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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