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로 나뉜 시·도"...생활권 일치 과제는?
[앵커]
김포의 서울 편입론을 고리로 서울과 인접한 다른 지자체의 편입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변화된 생활권을 행정구역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인데, 교육과 치안 같은 민감한 문제와 결부된 만큼 더 관심이 쏠립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민등록상 인구 12만 6천 명, 위례신도시는 서울과 경기도에 걸친 그린벨트를 풀고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기치 못한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생활권 불일치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 왼쪽은 서울 송파구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경기 성남시, 제 뒤로는 경기 하남시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원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지만, 무려 3개의 지방자치단체로 나뉘어 있는 겁니다.
가장 체감할 수 있는 혼란은 교육입니다.
학교와 아파트 단지 사이로 시·도 경계가 있다 보니, 바로 옆 학교를 두고 멀찍이 떨어진 학교를 배정받기도 합니다.
[조민주 / 경기 하남시 위례동 : 바로 찻길 하나 건너서 갈 수 있는 학교를 지금 하남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지 못하는….]
교통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기 버스의 서울 진입을 제한하는 '서울시 버스 총량제' 탓에
같은 신도시지만 정류장이 서울이냐 경기냐에 따라 교통 환경은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위례신도시 하남 지역의 경우, 행정기관이 집중된 원도심과 산을 사이에 두고 단절돼 우체국 업무를 보러 고속도로까지 타야 합니다.
[이주호 / 경기 하남시 위례동 : 재난지원금 같은 경우를 받았을 때도 이 지역에서 쓸 데가 없어서 하남 원도심 30분, 1시간 정도 가서 써야 될….]
장을 보고 물건을 담는 '종량제 봉투'부터,
[편의점 관계자 (성남 위례 소재) : (종량제 봉투) 취급을 성남 것만 해요. 하남 것 찾는 분도 있고 서울 것 찾는 분도 있고….]
사실상 같은 입지임에도 서울 송파냐 경기냐에 따라 달라지는 집값까지.
[공인중개사 : 지하철역이 들어오면 (서울·하남·성남 아파트 주민이) 같이 탈 거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더 비싸고. 똑같은 지하철역인데도….]
관할 파출소와 소방서도 인접 여부가 아닌 행정구역에 따라 달라집니다.
[김기윤 / 하남 위례·감일지구 서울편입추진위원장 : 관할구역으로 인해서 멀리 있는 파출소의 경찰과 소방서 인력이 오다 보니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이 문제는 하남 위례 뿐만 아니라 성남 위례도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광명이나 하남처럼 서울과 인접한 다른 지자체의 고민도 같습니다.
여당이 '메가 서울' 대신 생활권 일치에 초점을 맞춘 이유이기도 합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메가 서울이라는 네이밍을 해서 그렇지 생활권이 같은 지역을 서울에 편입해서 지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겠다는 그런 취지니까….]
앞서 지난 1973년과 1995년, 고양과 광명 일부를 서울로 편입한 사례가 있지만, '핀포인트' 통합을 해법으로 삼기엔 해당 지자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권대중 / 서강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분할 통합은) 지방 재정자립도와 연관돼 있어요. 세수에 영향을 주거든요. 생활권에서 어떤 게 불편하고 어떤 걸 필요로 하는지 먼저 보듬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해야 주민 간 갈등이나 도시 간 갈등을 없앨 수 있습니다.]
행정구역을 생활권과 맞추기 위한 노력이 주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 : 이 규
그래픽 : 김효진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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