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정유, 늪 빠진 석화…연말 표정은 달라질까
정유 4사, 3분기 영업이익만 '4조원' 육박
불황 늪 빠진 석유화학업계는 고전 거듭
부정 전망 속 석화업계 '상저하고' 기대도
올 상반기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며 부진했던 정유업계가 최근 들어 큰폭의 수익성 개선으로 반등 흐름에 올랐다. 날개를 단 정유업계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상승 기조 속에 하반기까지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다만 업황 개선의 조짐이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보다 양호한 실적을 전망하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앞서 2분기에는 1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단기간에 큰폭으로 흑자 전환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정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1% 늘어난 9562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1068억원의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1조56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22.04% 급증했다. 정유 사업에서만 1조1125억원을 남겼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9% 증가한 8589억원으로,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783.9% 오른 3191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만 4조원에 육박한다.
정유업계의 호실적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덕이다. 통상 유가 상승은 정유업계에서 호재다. 정유사는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가공해 되파는데, 국제유가 상승은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서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상승기에 접어든 점도 이같은 이익 확대 구조를 견고하게 만든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비용을 뺀 금액이다. 정유사들은 일반적으로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3분기 정제마진이 15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이같은 정유업계의 강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에도 동절기 비축 수요 증가와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수급 불균형 확대로 강세 시황이 유지될 거라는 관측이다.
반대로 석유화학업계는 여전히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유사와 달리 석화업계로서는 유가 상승이 더없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석화기업은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도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원료값이 올라가면 제품값 인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값싼 중국산 석화제품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국내 석화기업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석화업계의 시름은 한층 더 실감된다. 기초제품인 에틸렌과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차를 가리키는 에틸렌 스프레드(마진)가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를 내내 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에틸렌을 생산하는 자체가 손해인 셈이다.
불황은 석화업계의 실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5.3% 감소한 84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6.3% 줄어든 559억원에 그쳤다.
석화업계의 시황을 어둡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지만, 연말 들어 부진을 털고 반짝 반등하며 '상저하고'로 마침표를 찍을 거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수익성 기준이 되는 에틸렌 스프레드가 차차 개선되고 있는데다 3국제유가도 하락세로 접어드는 추세여서다.
LG화학이 석유화학부문에서 3분기 영업이익 366억원을 기록하며 1·2분기의 영업손실을 딛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도 이같은 업황 개선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3분기 영업이익 281억원을 올리며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영업적자를 6개 분기만에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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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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