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젯적 성대야구장"...개발한다더니 '오리무중'

이수현 수습 2023. 11. 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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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시행사-성균관대 간 소송전에 사업 지연 중
도봉구청 "태스크포스 구성해 사업 추진 협의 중"

[아이뉴스24 이수현 수습 기자] 10년째 개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도봉구 성균관대학교 부지 개발 사업이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있다. 토지를 소유한 성균관대학교가 시행사와 소송을 진행하면서 부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도봉구청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도봉구 성균관대학교 야구장 부지. [사진=서울시]

4만8055㎡ 규모의 야구장은 1985년부터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대학 선수촌으로 이용되다 2003년 시설이 수원으로 이전한 이후 사회인 야구장과 물놀이장, 눈썰매장 등으로 활용 중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도봉역과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과 인접한 입지에 야구장 개발 논의는 꾸준히 이어졌다. 오언석 도봉구청장 또한 지난 9월 '2024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진행하면서 주요업무계획에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 개발과 서울아레나, 한옥마을 조성 사업을 포함하면서 개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성균관대 야구장 개발을 제외한 다른 사업들은 착착 진행 중이다. 도봉구 창동에 조성되는 서울아레나는 이달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국기원과 한옥마을 조성을 위해 도봉화학부대 이전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28년 개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창동역에 정차할 예정이다.

야구장 부지 개발 논의는 2009년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작됐다. 제도 대상 지역에 포함된 야구장 부지는 개발을 추진했지만 학교가 소유한 교육용 재산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5년이 지난 2014년 사전협상제안 대상지로 선정돼 대형 종합병원과 주상복합·오피스텔 등을 개발한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좌초됐다.

사업이 본격화된 건 2017년 4월 성균관대에서 서울시에 사전협상 제안서를 제출한 이후다. 사업자인 성균관대는 야구장 부지에 지상 36층, 약 13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8만3000㎡ 규모의 복합 문화ㆍ상업시설을 계획했다. 또한 3000㎡ 면적의 공원과 1만㎡ 규모의 문화체육시설, 청년창업지원센터 도입도 제안했다.

2019년 착공 예정이던 사업은 성균관대가 시행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전 시행사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지연되기 시작했다. 대법원까지 간 끝에 지난해 10월 성균관대가 승소했지만 시행사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1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봉구청은 성균관대가 소송을 끝낼 때까지 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봉구청 관계자는 "지난 6월 성균관대학교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부지 개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개발 방향 등 여러 안건에 대해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송이 지연되면서 개발 계획은 안갯속에 빠졌다. 도봉구청은 성균관대와 2025년까지 개발계획(안)을 작성한 후 2027년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균관대가 새롭게 손해배상청구 소송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서 해당 계획 또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017년 서울시가 공개한 도봉구 성균관대학교 일대 조감도. [사진=서울시]

나대지로 방치된 성대 야구장은 여름철 지역민을 위한 물놀이장으로 탈바꿈하나, 인근 주민들은 개발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성대 야구장 인근 역세권 단지들은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무른 분위기다.

강남보다 집값 상승세가 더디거나, 보합권에 더 오래 머물고 특히 최근엔 하락 거래도 발생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 도봉 전용 114는 지난 9월 8억2000만원(4층)에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2021년 9억2000만원(2층)에 팔렸다. 맞은편에 있는 럭키 전용 84는 저층 매물 기준 지난 8월 4억8300만원(2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올해 5월(4억9800만원, 2층)과 큰 시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성대 야구장 부지 개발이 본 궤도에 오른다면 인프라 개선이 가시화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에선 기대감이 피어나기도 한다.

지역 주민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가 성대 야구장 부지다. 도봉뿐만 아니라 강북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방치돼온 곳을 의료시설과 주상복합 등으로 개발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양지 바른 곳을 이렇게 오래 방치하는 것이 말이 되나", "의료시설도 꼭 유치되면 좋겠다", "구청장이 역점사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니, 빨리 사업이 진행되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019년 착공이 예정돼 있었던 대형 개발호재는 맞는데, 너무 오래 방치되고 개발 사업이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수현 수습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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