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청년의 '전세사기' 일지..."지옥이 된 첫 전셋집"
[앵커]
정부가 전세 사기에 대한 엄벌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언급한 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30대 전세 사기 피해자가 쓴 책 '전세 지옥'인데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펴냈다는 작가를 차정윤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91년생 최지수 씨가 쓴 '전세 지옥'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천안에서의 경험담을 엮은 책입니다.
5천8백만 원짜리 첫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간 뒤 보증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 최 작가는 자신의 일기를 책으로 펴내기로 다짐했습니다.
[최지수 / '전세 지옥' 작가 : 나는 이렇게 아무한테도 도움을 못 받고 있는데 내 사연을 듣고 어느 기관에서라도 나서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습니다.)]
빚으로 되돌려받은 전세 대출금을 갚기 위해 최 씨는 초밥집과 횟집을 오가며 밤낮없이 하루 12시간씩 일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은 사치, 밥값은 더 아껴야 했습니다.
[최지수 / '전세 지옥' 작가 : 먹고 싶은 걸 못 먹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마트에) 원 플러스 원 치킨이 있었는데 그 치킨 앞에서 고민하고 치킨을 못 집어 들고….]
2년 동안 법원과 시청, 경찰서, 주택보증공사 등을 돌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누구도 답을 주진 않았고, 뒤늦은 정부 대책도 허울뿐이었습니다.
최 작가는 이른바 '빌라 왕'이 나올 수 없도록 근본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지수 / '전세 지옥' 작가 : (소형 주택은) 세금이 가중 부과 되지가 않고 그리고 아무 제재가 없기 때문에 3천 채를 갖고 있는 2천 채를 갖고 있는 그런 빌라 왕들이 탄생한 거고….]
한때 무력감에 주저앉기도 했지만 전세 사기가 젊은 청년의 꿈까지 앗아가진 못했습니다.
비행기 조종사라는 오랜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하는 최 작가는 빚을 갚고 조종사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 달 원양 상선에 오릅니다.
[최지수 / '전세 지옥' 작가 : 돈을 이제 벌 수만 있고 쓸 수는 없는 그런 곳으로 가야겠다. 최대한 빨리 벌고 싶다. 내년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 땅을 디뎠을 때는 안심하고 전세를 구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YTN 차정윤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원
YTN 차정윤 (jyc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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