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의원들 ‘개딸’에 “질식할 지경”, 국회가 질식할 지경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김진표 국회의장 휴대폰 번호가 명기된 글을 SNS를 통해 살포하며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등에 대한 탄핵안의 신속 처리를 압박했다. 9일 본회의 종료로 이 차장 등에 대한 탄핵안이 처리되지 못하자 10일 김 의장이 본회의를 열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김진표는 대통령에게 넘어간 2중대”라고도 했다. 이 대표를 수사 중인 검사들에 대한 탄핵에 민주당이 나서도록 압력을 가한 것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이었다. 민주당 강경파 모임 처럼회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 탄핵안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는 초유의 반민주적 반헌법적 사태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개딸’들은 최근 일부 비이재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를 처단할 것’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지역구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엔 이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이 국회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2명이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9일 “질식할 지경”이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냥 ‘너는 역적’ ‘너는 수박’ 그런 분위기가 꽉 차 있다”고 했다. ‘당내 패권주의, 사당화, 팬덤 정치’ 때문에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와해됐다”고도 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 대표 마음대로 공천하려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전 세계에서 그렇게 하는 정당은 조선노동당하고 공산당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당내 분위기를 공산당에 비유하고 “질식할 지경”이라고 호소하지만 이 대표는 말리는 시늉만 할 뿐이다.
민주당의 이런 상황은 국회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압도적 의석을 갖고 못 할 일이 없는 다수당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마구잡이로 탄핵해 물난리 때 제대로 대처도 못 하게 하더니 이제 취임한 지 석 달도 안 된 방통위원장을 정략적으로 억지 탄핵하려 한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땐 차마 처리하지 못했던 문제 법안들을 마구 통과시키고 있다. 어차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정치적 이득만 취하려는 것이다.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는 무도한 행태는 ‘개딸’식으로 운영되는 정당엔 큰일도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국회가 질식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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