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을 겪은 자들이 말하는 투병과 고통 그리고 인생
윤수정 기자 2023. 11. 11. 03:03
인생은 아름다워
홍헌표 외 8인 소설집|북오션|268쪽|1만7000원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우리는 다음 선고에 여전히 두려움을 느낀다. “암입니다.” 인간이 아직 온전히 정복하지 못한 생사의 경계. 9명의 저자는 특히 그 경계를 직접 마주한 적이 있다. 암 투병 중이거나, 암을 완치했거나, 암에 걸린 가족을 돌본 이들이 ‘항암’을 주제로 한 소설을 쓰기 위해 모였다.
이들이 풀어낸 9개의 이야기는 자전적인 경험을 ‘소설’이란 껍데기를 빌려 고백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생생하다.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의 유산으로 명품을 사들이는 잠수부, 유방암에 걸린 동급생을 사랑한 남자 고등학생, 대장암 완치 판정을 앞두고 재발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엄마표 조개 죽을 먹고 위안을 얻는 아들, 폐암 말기의 노배우와 인터뷰를 나누는 기자 등. 암에 걸린 당사자만이 아닌 그를 둘러싼 주변부의 마음까지 세심히 관찰했다. 이 관찰들을 쭉 읽고 나면 제목이 사실 저자들이 찾은 진정한 소설의 결말이란 생각이 든다.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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