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비트코인… 18개월 만에 3만7000달러 돌파

안상현 기자 2023. 11.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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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반감기 등 가격 상승에 영향

가상 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9일 밤 3만7000달러(약 4900만원) 선을 돌파하며 급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7000달러를 넘긴 건 작년 5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그래픽=송윤혜

10일 비트코인 가격은 3만6000달러 선을 지키고 있다. 올해 1월 초 비트코인 가격이 1만6000달러대였던 걸 감안하면 두 배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지난해 ‘가상 화폐의 리먼 사태’라 불리는 테라·루나 대폭락 사건이 터지고, 세계 3대 가상 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는 등 대형 악재가 거듭 터지며 가격이 폭락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가상 화폐 업계에선 “혹한기가 지나고 다시 봄이 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1월에만 26% 이상 상승하자 블룸버그는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꾸준히 오른 비트코인은 전고점인 재작년 11월 가격(6만7500달러)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르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다. 가상 화폐 투자자들은 특히 임박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23일 미국 법원이 규제 당국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부 결정을 철회하라는 명령이 나왔고,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0% 넘게 뛰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가상 화폐 제도권 안착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 불린다. 현물 ETF가 출시되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직접 비트코인을 사지 않아도 주식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하는 종목을 살 수 있다. 동시에 ETF를 만든 기관투자자들의 대형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그레이스케일과 아크인베스트 같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10여 곳이 현물 ETF를 추진 중이고, SEC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대 금 ETF 운용 자금과 맞먹는 900억달러의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발행(채굴)량 감소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설계에 따라 4년을 주기로 발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가 있다. 비트코인 발행 총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자연스럽게 발행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최초의 비트코인은 10초에 50개씩 발행됐지만, 현재는 10초에 6.25개가 발행되고 있고 다음 주기인 내년에는 3.125개로 반 토막 난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2012년 반감기에 약 100배, 지난 2020년 반감기 때 약 7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잠재적으로 큰 산업 시장의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2025년 중반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5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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