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 세계 최대 ‘블루 수소’ 공장
지난 9월 27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있는 국내 최대 화력발전 단지인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탄소 배출 주범’으로까지 불렸던 화력발전 단지가 ‘청정 에너지’ 단지로 거듭나고 있었다. 발전소 앞 석탄재를 묻어두던 회 처리장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 ‘블루 수소’ 공장을 짓기 위한 터 닦기 공사가 마무리돼 이제 본격 건설을 앞두고 있다.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총 3조원을 투자해 짓는 블루 수소 공장은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부터 연 25만t의 블루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블루 수소는 LNG를 개질해 얻는 수소로, 개질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하기 때문에 한 단계 진화한 청정 수소로 불린다. 이렇게 되면 인근 LNG 발전소를 ‘수소 혼소 발전’으로 대거 전환할 수 있고, 일부는 수소 버스 연료로도 공급할 수 있어 연간 200만t의 탄소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블루 수소 생태계가 조성되면 수만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도 예상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수소 시대가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수소 경제는 수소차와 수소 충전소 보급 등 ‘수소 활용’ 투자가 주를 이뤘다. 최근엔 그동안 부족했던 ‘청정 수소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풍력발전소에서 남는 전기로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고려아연은 호주에 보유한 태양광발전소로 그린 수소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다. 미국·독일·영국·일본·호주·사우디 등 주요 국가들이 에너지·산업 탈탄소를 위해 수소는 불가피한 선택지로 보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문일 연세대 교수는 “한국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전 세계 수소 경제가 확산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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