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지게차로 짐 나르는 美 마트, 수소 보일러로 난방하는 日 가정집

포츠빌/이정구 기자 2023. 11. 11. 0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뉴 엔진’] [3부] 이미 현실화된 수소 경제

“시간(Time), 공간(Space), 에너지(Energy)까지 물류센터에서 아껴야 하는 핵심 3요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 안 쓸 이유가 있나요? 3분만 충전하면 10시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1일(현지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포츠빌에 있는 미국 수퍼마켓 체인 웨그먼스의 신선식품 물류 창고. 웨그먼스는 이곳에서 수소 지게차 300여 대를 운영 중이다. 직원 딜런 리히터의 안내에 따라 물류창고 한편에 있는 수소 지게차 충전기 앞 발판에 올랐다. 충전 노즐 4개를 지게차 연료탱크에 연결했다. 3분여 만에 충전이 끝났다. 딜런은 “이전에 있던 전기 지게차는 배터리를 교체할 때 10~20분씩 기다려야 했다. 수소 지게차 충전은 직원이 잠깐 인스타그램 할 여유도 주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고 했다.

美 마트의 수소 지게차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유통 업체 홈디포 물류 창고에서 수소 지게차를 충전하는 모습. /SK E&S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트럭·기차·중장비 등 수소 모빌리티 혁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장거리 운행이 어렵고, 장시간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맥킨지는 탄소중립 추세에 따라 205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약 5억400만t)는 수소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 없이는 탄소중립·에너지자립 불가능

프랑스 알스톰(Alstom)이 개발한 수소 기차는 지난 9월 캐나다 퀘백에서 북미 첫 수소 기차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최고 시속 140km, 2대 객차는 최대 120명이 탑승할 수 있다. 현행 대부분의 고속 기차는 선로 전체에 전선을 깔아야 하는데 수소 기차는 배터리만 장착하면 전선 등을 깔 필요가 없어 역 사이 거리가 먼 교외 지역 등에서 특히 경쟁력이 있다. 수소 기차는 이미 독일·오스트리아 등 유럽 8국에서 운행 중이다.

독일의 H2FLY는 지난 9월 초 세계 최초로 수소 항공기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H2FLY가 사용한 액체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해 만든다. 부피가 기체수소일 때보다 800분의 1로 줄어 더 많은 연료를 실을 수 있다. H2FLY는 “기체수소를 사용하면 최대 항속거리가 750㎞인데, 액체수소는 2배 늘어난 1500㎞”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백형선

영국의 수전해(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 엔지니어링 업체 로건 에너지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제조사 ‘아르비키 양조장’에 수전해 시설을 공급했다. 양조장은 1MW급 풍력 터빈과 수전해, 수소 저장 장치 및 수소 보일러 시스템을 구축해 위스키 증류 공정에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건설기계 업체 코마츠는 지난 5월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굴삭기를 개발했다. 코마츠는 “배기 가스 제로와 소음·진동의 대폭 저감이 목표”라고 했다.

◇100% 수소 발전까지 시장 확대

탄소중립 달성뿐 아니라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유럽 국가들도 수소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은 화력 발전소를 수소 혼소가 가능한 가스화력발전소로 교체하고 있다. 독일 지멘스에너지,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유럽 4개 대학 등이 참여하는 ‘하이플렉스파워 프로젝트’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수소 100% 산업용 가스터빈 가동에 성공했다.

일본은 가정이 수소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보급에 나서고 있다. 도시가스에서 추출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해서 냉난방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설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46만 5000대 수준인 가정용 수소연료전지를 2030년 3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수소 차량 경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가 넥쏘로 세계 최다 수소차 판매량을 기록하는 가운데 BMW그룹은 올해 수소 연료 자동차인 iX5 하이드로젠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탈리아 상용차 기업 이베코그룹과 제작한 수소전기 시내버스를 지난달 공개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