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자원의 보고? 바닷속에도 한계가 있다[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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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COSMOS)'에서 우주가 거대한 바다라면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겨우 발가락을 적시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다가는 심해가 과거 뱃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진짜 아무것도 없는' 검은 암흑 덩어리로 돌아가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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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하려면 천문학적 비용 들어
지금이라도 되살릴 방안 찾아야
◇눈부신 심연/헬렌 스케일스 지음·조은영 옮김/416쪽·2만3000원·시공사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해양생물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우주만큼이나 미지의 공간인 심해와 그에 관한 인간의 책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저자는 인류의 생존이 직결된 심해를 제대로 알고 더 이상 망가뜨리지 않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옛날 뱃사람들이 아무것도 없는 검은 암흑 덩어리라고 생각했던 심해는 기술과 탐사 장비가 발달하면서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생명체의 보금자리이자 자원의 보고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 노다지를 어장이나 유정, 광산으로 개발하기 위해 인간은 힘 닿는 대로 그물을 내리고, 시추관을 뚫고, 채굴 장비를 내려보내고 있다. 또 공해(公海)라는 허점을 악용해 방사성 폐기물 등 각종 해로운 물질을 아무 생각 없이 밀어 넣는 쓰레기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1970년 4월, 아폴로 13호가 산소 탱크 폭발로 달에 착륙하는 세 번째 유인 임무에 실패했다. 우주 비행사 세 명이 달 착륙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고 있을 때 관제센터 직원들은 함께 돌아오는 물체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방사성 동위 원소 열전기 발전기였다. 이 발전기는 플루토늄 238이 붕괴할 때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비로, 원래 달 표면에서 예정된 실험에 전원을 제공하기 위해 두고 올 계획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달 착륙선이 남태평양의 통가 해구 위로 떨어지도록 경로를 조정했다. 방사성 물질이 든 용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은 수심 1만7000m의 초심해대 해구 어딘가에 누워 있게 되었다.”(9장 ‘상설쓰레기장’에서)
저자는 이런 식으로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다가는 심해가 과거 뱃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진짜 아무것도 없는’ 검은 암흑 덩어리로 돌아가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읽다 보면 환경 문제에 관해 세계인의 인식을 바꿔놓은 생태학자 레이철 카슨의 책 ‘침묵의 봄(Silent Spring)’의 ‘심해’ 편 같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면 살고, 아니면 죽는다’란 결론도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수천 m 아래까지 내려가 생물을 남획하고 자원을 채굴한다는 자체가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이미 다 고갈되고 파괴되고 있다는 방증이니까. 부제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원제 ‘The Brillant Abyss’.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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