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혐오의 대상이 됐을까
이승녕 2023. 11. 11. 00:01
정지섭 지음
사이드웨이
2000년대 이후 등장한 ‘맘카페’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육아·교육·지역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커뮤니티다. 주요 포털 등에 지역별로 1만개가 훌쩍 넘는다고 할 정도로 흔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맘카페’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커졌다. 그것도 몹시 부정적 시각에서다. 갑질, 교권 침해, 소아과 줄폐업 사태 등에서 맘카페의 ‘악행’이 온갖 뉴스로 퍼지며 문제적 공간이 된 것이다. 훨씬 극단적 혐오가 판치는 커뮤니티도 많은데, 모성을 바탕으로 한 ‘둥글둥글한’ 공동체가 어쩌다 대표적 혐오의 대상이 된 걸까.
워킹맘·전업주부 생활을 거치며 직접 맘카페를 운영해 온 저자는 이 공간이 정치화·상업화 논란을 겪는 과정, 엄마들이 맘카페에 의존할수록 점점 ‘고립된 성’처럼 변해가는 맥락 등을 차분히 탐색한다. 무작정 변호하지 않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다. 맘카페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가 갖는 모순과 병폐가 어떻게 이 공동체에 대한 왜곡된 시선으로 이어지는지 따지고 든다.
특히 육아와 교육을 ‘여성’이자 ‘엄마’의 영역으로 제한하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관성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에 절로 공감이 간다. 본격적 ‘맘카페론’으로 부족함 없어 보인다.
이승녕 기자 lee.francis@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SUNDAY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