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민주당, 이동관 탄핵 이견 없었다?..."있었다!"

신진환 2023. 11.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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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병석 총선 불출마 선언…與 우신구 국회 입성
文 만난 조국 총선 출마설…민주당 내부서 엇갈린 평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9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가 다음 날인 10일 탄핵소추안을 자진 철회한 뒤 탄핵안을 재발의하고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갑작스럽게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권의 온도는 끓는 점에 육박하는 듯하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포석을 다지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쟁에 총력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인사 강행과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가짜 뉴스로 낙인을 찍어 언론 자유를 훼손했다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며 여당과 한판 대결을 벌였다. 필리버스터 취소 카드로 본회의를 산회시키며 탄핵안 표결을 지연시킨 국민의힘이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다.

-정당뿐 아니라 정치권의 시선도 벌써 내년 총선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시 만났다.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사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앞에서 사인회를 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편 21대 국회 최다선인 6선의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 5개월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작별을 고했다. 우신구 국민의힘 의원은 늦깎이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당찬 모습을 보여 선배, 동료들의 시선을 끌었다.

-국민의힘이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인요한 혁신위원장에 대한 취재진의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유엔(UN) 또는 그 산하 유엔해비타트로부터 공식 인가 없이 4년여간 활동하며 기업 등으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 논란이 됐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국정감사장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아포스티유 인증이 적용되면서 양국 간 공문서 인증 절차가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사진)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오는 12월 정기국회 회기 중 또다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헌우 기자

◆탄핵 카드 또 꺼낸 민주, "우리 당 초라해졌다" 푸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지.

-맞아. 민주당은 당초 8일 의원총회에서 탄핵소추안 대상을 정하고 발표할 예정이었어.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이 백브리핑을 기다리는데 회의가 생각보다 길어지더라고. 한 시간을 훌쩍 넘긴 후 윤영덕 원내대변인이 "내일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어. 탄핵안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권한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좀 더 신중하게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의원총회 이후 한 초선 의원은 탄핵 신중론과 강경론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해줬어. 다만 탄핵 신중론은 소수 의견이었고, 이 위원장 탄핵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었대. 8일에도 이 위원장 탄핵안은 변수가 아니라 사실상 상수였던 거지. 다만 검사 2인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서 하루 더 연장된 거야.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에 대해 탄핵 카드를 꺼낸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남용희 기자

-원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탄핵 대상에 거론됐잖아.

-8일 의원총회 전에는 한 장관도 탄핵 대상으로 거론됐어. 그런데 8~9일 의원총회에서 한 장관 관련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었대. 한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한 역풍 우려가 있었나 봐. 한 장관을 언급할수록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 그걸 한 장관도 알고 있는듯했고. 9일 국회 본청에서 민주당 출입 기자들이 의총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 장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잠시 지나갔거든. 기자들을 향해 "고생들 많다"며 "제 욕하는 건 아니겠죠"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

-민주당이 탄핵 카드를 꺼낸 게 세 번째잖아. 당내 반응은 어때.

-윤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 당론 채택에 이견은 없었다고 해. 하지만 <더팩트> 취재진이 여러 의원들에게 전화해 본 바로는 좀 달랐어. 한 중진 의원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탄핵 사유가 없는데 이 위원장 탄핵을 추진하는 게 맞냐고 오히려 나에게 반문하더라. 또 다른 법조계 출신 의원은 이정섭 검사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를 맡고 있는데, 탄핵 카드를 꺼내는 건 보복 탄핵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의견도 냈어. 이대로 검찰 대 민주당 구도로 가는 게 위험하다는 거야.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추진했다가 헌법재판소에서 해당 탄핵이 기각되면서 국정 발목 잡기 비판을 받은 적이 있잖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걱정이 큰 거지. 검사 탄핵안을 추진한 것도 헌정사상 최초거든. 한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메가 서울 이슈에다 인요한 혁신위로 연일 파격인데, 우리 당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고 하더라.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지난 6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신구 국민의힘 의원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사임하면서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더팩트 DB·뉴시스

◆작별 고한 박병석, 새내기 우신구…눈물과 웃음의 현장

-21대 국회 최다선인 6선의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잖아.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싶은데 당시 현장은 어땠어?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기자회견이 열린 박 의원의 의원실을 찾은 언론인들을 웃으며 반갑게 맞아줬어. 보좌 직원들에게 부족한 의자를 가져달라고 주문하는 등 꼼꼼하게 배려하더라고. 아마 손자·손녀뻘의 기자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몰라(웃음).

-다른 부분은 없었어?

-대전 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박 의원은 국민과 대전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어. 국회의원으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한다는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어. 회견이 끝나갈 때 한 보좌 직원이 약간 눈시울을 붉혔는데, 박 의원은 마지막까지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았어.

-국회에 또 한 명의 새 의원이 입성했지? 인상 깊은 신고식(?)이었다던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사직으로 비례대표직을 승계받은 우신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일 본회의장에서 의원선서를 했는데, 우 의원의 우렁찬 목소리에 깜짝 놀란 일부 여야 의원들이 탄성을 터트리더라고. 우 의원은 의원선서를 마친 뒤 인사말을 하지 않고 단상을 내려가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다급히 부르는 상황도 벌어졌어.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지. "처음 하다 보니 실수했다"고 언급한 우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것을 제대로 각인시킨 듯해(웃음).

조국 전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 중인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자신의 저서 '디케의 눈물' 사인회를 열었다. /뉴시스

◆평산마을서 文과 '뜨거운 포옹' 나눈 조국…출마 시 민주당에 영향은?

-지난 9일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고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았다고?

-조 전 장관은 이날 '평산책방' 앞에서 자신의 저서 '디케의 눈물' 사인회를 열었어. 그는 사인회에 앞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이 시민 여러분 성원 덕에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말했어.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손을 잡고 포옹을 나눴어. 사인회 하던 자리를 조 전 장관이 양보하려 하자 문 전 대통령은 "계속하세요"라며 자리를 다시 양보하기도 했어.

-조 전 장관은 지난 6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총선 출마 관련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어.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 전 장관이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지.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야.

-민주당 내에서는 조 전 장관 출마를 두고 평이 갈리네. 아직 조 전 장관을 응원하는 이들이 있으니 당선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보는 사람도 있어. 한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출마와 관련해 "(법적 문제가 있어도) 조 전 장관을 응원하고 좋아하는 세력이 많아서 조국이 출마하는 데서는 민주당도 (이기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어.

-반면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민주당에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은 우리 당을 둘로 쪼개놓은 장본인"이라며 "총선에서 조 전 장관이 민주당과 엮여봐야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조 전 장관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엔 악영향"이라고 말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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