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 홈런에 KS 3차전 지배한 LG 오지환 “2구 직구 확신했다”[KS3]
뼈아픈 실책을 저질렀던 LG 오지환이 9회 극적인 재역전 3점포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 올렸다. 양팀 도합 4개의 홈런포가 터져 나왔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의 주인공은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9회 결승 3점 홈런을 쳤다. 9회까지 5-7로 끌려가던 LG는 오지환의 3점포로 KT에 8-7 대역전승을 거뒀다. 승부의 마지막을 극적으로 장식한 LG 주장 오지환이 이날 데일리MVP로 뽑혔다.
오지환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한국시리즈 들어가면서 팀원들한테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했다”면서 “이날도 8회 KT (박)병호형한테 역전 홈런을 맞아서 분위기가 다운되기도 했지만 찬스 한번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5-4로 앞서던 LG는 8회말 황재균에게 동점 2루타, 박병호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9회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홍창기가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갔다. 1사 1루에서 오스틴이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그리고 후속 오지환이 승부를 끝냈다
오지환은 “창기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박)해민이 형도 아웃은 됐지만 간절함이 느껴졌다. 오스틴이 파울 치고 버텨내는 걸 보면서 출루만 하면 내가 안타를 치든 뭘 하든 연결하겠다는 간절함이 컸다”고 9회 당시를 설명했다.
오지환은 KT 김재윤의 2구째 빠른공을 잡아당겨 오른 담장을 크게 넘겼다. 1구 변화구로 볼이 들어왔고, KT 포수 장성우가 마운드로 향했다. 오지환이 2구 직구를 확신한 순간이다.
오지환은 “(장)성우 형 입장에서 생각을 해봤다. 김재윤 선수는 국내 내로라하는 마무리 아닌가. 그런데 초구 변화구가 들어왔다. 성우 형이 마운드 올라가서 ‘네 스타일대로 직구 던지자’라고 할 것 같았다”고 했다. 원 볼, 노 스트라이크. 타자한테 유리한 카운트에 2구 빠른공 하나 노리고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려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중 일은 그 뒤에 생각하기로 했다. 오지환은 “그게 거짓말처럼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오랜 과거의 그 별명처럼 이날 3차전을 지배했다. 5회말 수비 때 1사 1루에서 장성우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뒤로 흘렸다. 오지환의 실책을 시작으로 LG가 한번에 3점을 내줬다. 3-1로 앞서던 경기를 단번에 역전당했다.
오지환은 실책 상황에 대해 “1루 주자가 (박)병호 형이고, 타자가 성우 형이라 천천히 해도 된다는 거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수원 내야가 사실 딱딱한 편이다. 바운드 보고 앞으로 뛰어들었다. 멈췄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 실수였다”고 말했다.
자신의 실책이 빌미가 돼 3점을 내줬고, 역전까지 허용했지만 빠르게 마음을 정리했다. 아직 공격 기회가 4번이나 더 남았고, 바로 다음 공격 때 팀 동료 박동원이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오지환은 “(박)동원이가 홈런을 때리면서 그때부터는 (실책 생각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차전 나란히 홈런을 때린 오지환과 박동원이 3차전 다시 홈런을 쳤다. 2차전 오지환이 추격포, 박동원이 결승포를 때렸다. 3차전은 박동원이 역전포, 오지환이 결승포를 쳤다.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면 시리즈 MVP에게 롤렉스 시계를 선물하기로 구단주가 공약을 내건 상황, 이대로 LG가 우승한다면 박동원과 오지환이 현재로선 롤렉스 레이스의 선두 주자다.
오지환은 “우스갯소리로 동원이가 홈런 쳤을 때 역전 홈런 2개면 (시리즈 MVP 경쟁은) 끝난게 아니냐고 더그아웃에서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팀 우승이 첫번째”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데뷔하고 제가 15년을 기다렸고, 팬들은 29년을 기다렸다. 롤렉스에 크게 의미는 안 두고 있다. 우승이 목표”라고 크게 강조했다.
1승 1패로 시작한 한국시리즈는 이제껏 17차례, 3차전 승리팀이 그중 15차례 우승했다. 오지환은 “오늘 보셨듯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다. 아웃 카운트 하나에 경기가 뒤집힌다. 긴장 늦출 생각은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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