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는 박병호 아닌 오지환이었다
역전의 역전, 치열한 승부 펼치다
KT 박병호 8회말 투런포 ‘승기’
9회초 오지환이 3점포로 ‘찬물’
이강철 감독 ‘체크스윙’ 항의 퇴장
역전, 재역전, 그리고 다시 역전. 박동원이 장군, 박병호가 멍군을 쳤다. 그리고 다시 오지환이 경기를 끝내는 장군을 때렸다. LG가 오지환의 9회초 재역전 3점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3차전을 잡아내며 시리즈 전적까지 2승1패로 뒤집었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LG가 그렇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LG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T를 8-7로 꺾었다. 한국시리즈 역사에서 3차전 승리의 의미는 각별하다. 1승1패로 시작한 한국시리즈가 지금까지 17차례, 그중 3차전 승리팀이 15차례 우승했다.
LG는 5-7로 리드당한 채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직전 8회말 KT 황재균에게 동점 2루타, 박병호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 3회초 선제 3점 홈런을 때렸던 오스틴이 불씨를 살렸다. 1사 1루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오지환이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앞서 뼈아픈 실책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오지환은 5회말 장성우의 평범한 땅볼을 뒤로 흘렸다. 오지환의 이 실책을 시작으로 LG는 대거 3실점했다. 3-1로 앞서던 경기가 단번에 뒤집혔다.
오지환이 극적인 순간, 극적인 형태로 마음의 짐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김재윤의 2구째 시속 149㎞ 빠른공을 잡아당겨 오른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대형 홈런으로 경기가 다시 뒤집혔다. LG가 8-7 역전에 성공했고, 9회말 KT가 득점에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홈런에 홈런으로 응수하고, 다시 홈런으로 맞선 대혼전이었다. 5회말 오지환의 실책으로 3-4로 역전당한 LG가 6회초 공격에서 박동원의 2점 홈런으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2차전 똑같은 3-4 상황에서 역전 투런을 때렸던 박동원이 3차전에서 역시 투런 홈런을 쳤다.
박동원의 활약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경기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앞서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KT 4번 박병호가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2점 홈런을 때리며 전세를 바꿨다. 최악의 부진에도 박병호를 4번에 고정했던 이강철 KT 감독의 믿음이 보답받는 듯했다. 그러나 박병호도 이날의 주인공이 되진 못했다. 5회 실책에 9회 역전 3점 홈런까지 말 그대로 이날 경기를 지배한 LG 오지환이 3차전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이날 8회에 등판해 박병호의 투런을 포함해 3실점한 LG 마무리 고우석이 9회 다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구원 등판한 이정용의 폭투로 계속된 1사 만루. 이정용이 후속 김상수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고, 1(투수)-2(포수)-3(1루수) 병살타로 연결해 극적으로 1점 차 팀 승리를 지켰다. 이강철 감독이 9회 김준태의 체크스윙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LG는 3차전 승리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정규시즌 천적 수준으로 약했던 KT 선발 벤자민 등판 경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큰 승리다.
■ 수원(LG 2승1패)
L G 003 002 003|8
K T 001 030 030|7
승고우석 세이정용 패김재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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