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변화 부르는 ‘출산·죽음·이주’…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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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60년대 '3·3·35 운동'을 통해 산아제한에 나섰다.
민주화 시위로 쫓겨나기 전인 2008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960년에 인구가 약 2600만명으로 동일했던 이집트와 한국이 그 이후 얼마나 운명이 달라졌는지 언급하며 한국의 가족계획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은 20대의 젊은 층이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했지만, 일자리나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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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제니퍼 D. 스쿠바/김병순 옮김/흐름출판/2만2000원
우리나라는 1960년대 ‘3·3·35 운동’을 통해 산아제한에 나섰다. 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낳고, 35세 전에 출산을 중단하자는 뜻이다. 1970년대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등장했고, 1980년대엔 ‘하나 낳아 젊게 살고 좁은 땅 넓게 살자’는 표어가 등장했다.
인구문제는 간단치 않다. 인구가 줄어드는 건 경제성장에 위협이 되지만, 무계획적으로 늘어나기만 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청년층 인구가 많을 경우 젊은 노동력으로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갈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는데, 아프가니스탄처럼 연령 구조가 젊은 나라들의 내란 발발 가능성은 고령화된 나라들보다 평균 2.5배나 높다.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은 20대의 젊은 층이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했지만, 일자리나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었다. 그리고 우울한 상황 속에 히틀러의 나치당에 표를 던졌다. 유럽은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였지만, 이슬람 인구 증가 등 사회 갈등을 낳고 있다.
책은 출산, 죽음, 이주라는 세 개의 인구 다이얼의 다양한 움직임에 따라 국가, 사회, 공동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통계와 현상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대신,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인구 통계의 고려 사항을 제시한다. 어쨌든 인구의 크기는 여전히 중요하고, 고령화 세계가 다가오고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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