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알리’ 전성시대

박병진 2023. 11. 1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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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지인은 요즘 중국발 직구가 취미가 됐다고 했다.

지난 1~3분기 중국으로부터의 직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3분기까지 추이로 보면 중국이 올해 국내 직구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설 게 확실시된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얼마 전 한 행사에서 "중국에서 전 세계로 물건을 파는, 우리가 하는 일이 이미 국가 간의 국경을 허무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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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지인은 요즘 중국발 직구가 취미가 됐다고 했다. 오죽했으면 아침에 눈을 뜨면 부인이 “알리 왔어요”라며 인사할 정도란다.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이제 우리 안방 깊숙이 침투했다. 국내 제품에 비해 워낙 싸다 보니 처음에는 속는 셈 치고 주문했다가 예상외로 가성비가 괜찮다는 반응이 이어진 때문이다. 생활용품부터 전자기기까지 안 파는 물건이 없다. 1000원짜리 물건도 무료 배송을 지원한다. 그러니 짝퉁·가품 논란에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배우 마동석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가 대표 주자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 앱 국내 사용자 수는 545만명으로, 2년 전(152만명)보다 3.6배 늘었다. 쇼핑 앱 이용자 수로는 쿠팡·11번가·G마켓에 이어 4위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지난 7월 한국에 상륙한 핀둬둬의 ‘테무’(Temu)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직구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직구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었다. 2015년엔 미국으로부터의 직구가 전체 72.2%를 차지했다. 이런 기조는 올 들어 바뀌었다. 지난 1~3분기 중국으로부터의 직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반면 미국 직구액은 9.7% 감소했다. 3분기까지 추이로 보면 중국이 올해 국내 직구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설 게 확실시된다. 온라인 직구 관련 무역수지 적자 역시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예정이다.

글로벌 무역구조가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제 초국경 소비시장 도래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얼마 전 한 행사에서 “중국에서 전 세계로 물건을 파는, 우리가 하는 일이 이미 국가 간의 국경을 허무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연상시킨다.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략에 맞서려면 국내 물류업과 이커머스 플랫폼이 더 분발해야 한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마침 오늘은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행사인 ‘광군제’가 열리는 날이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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