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기자라면 질문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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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21일, 서울 용산에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한·미 양측이 합의했다고 설명하며 "기자 한 명당 자국 대통령에게 한 개씩만 질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한국계 미국인인 김승민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가 질문을 던진 것이다.
며칠 뒤 윤 대통령이 3명의 장차관 후보를 모두 여성으로 지명하면서 '미국 기자의 말 한마디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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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21일, 서울 용산에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한·미 양측이 합의했다고 설명하며 “기자 한 명당 자국 대통령에게 한 개씩만 질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한국계 미국인인 김승민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가 질문을 던진 것이다.
얼마 전, 김 기자에게 당시 상황에 대한 후일담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난달 말 한국언론진흥재단, SNU팩트체크센터, 포인터 연구소가 공동진행한 팩트체크 디플로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그를 만났다. 김 기자는 지금은 AP통신으로 자리를 옮겨 백악관과 의회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김 기자는 “그 당시에 그 질문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화가 많이 났더라’는 말을 건너듣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도 대중들의 반응을 보시고는 ‘왜 그런 질문을 했냐’고 물으셔서 ‘그게 저널리스트의 직업 정신’이라고 답했다”면서 웃었다.
그는 “미국에서는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이 있을 때마다 양국 대통령들에게 각각 질문을 할 수 있다”며 “그래서 (당연히) 추가 질문을 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기자 한 명당 질문 한 개 제한’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쓱해졌다. 그동안 출입처의 요구를 ‘신사협정’처럼 당연스럽게 여겼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짜뉴스-허위정보’ 관련 정책도 돌아보게 됐다. 김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하다 보니, 짧은 시간에 팩트체크를 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래서 항상 기자로서 팩트체크를 해야 된다는 정신을 가지고 일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말하는 그에게 ‘현재 한국에서는 허위정보를 가려내기 위한 기자들의 팩트체크가 도리어 정부에 의해 가짜뉴스로 매도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않았다.
견제받지 않는 모든 권력은 위험하다. 견제를 스스로 할 수는 없다. 그 제도적 안전장치가 언론이다. “기자라면 질문하고 팩트체크 해야죠.” 김 기자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 이유다.
김선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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