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자연 앞에서 배우는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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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는 고전주의에 대한 반발로 19세기 초에서 중엽에 걸쳐 나타났다.
절제된 형식과 규범을 강조한 고전주의가 예술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이성적 활동이라고 주장했다면, 낭만주의는 예술과 과학이 서로 다름을 내세웠다.
주지적 낭만주의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월적인 세계를 예술 작품을 통해 상징하고 암시하려 했다.
이렇듯 터너의 주지적 낭만주의는 공포와 압박감을 주는 대자연과 작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대비시키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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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는 고전주의에 대한 반발로 19세기 초에서 중엽에 걸쳐 나타났다. 절제된 형식과 규범을 강조한 고전주의가 예술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이성적 활동이라고 주장했다면, 낭만주의는 예술과 과학이 서로 다름을 내세웠다.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하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예술이 이성보다 감성이나 느낌과 관련을 갖는다는 주정적 낭만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주지적 낭만주의이다. 주지적 낭만주의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월적인 세계를 예술 작품을 통해 상징하고 암시하려 했다. 윌리엄 터너의 그림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렇듯 터너의 주지적 낭만주의는 공포와 압박감을 주는 대자연과 작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대비시키는 방식이다. 위협적인 자연 앞에서 왜소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며, 무한하고 절대적인 자연 배후의 힘을 향한 동경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공포감에서 시작해서 외경심과 경이로운 감동으로 향하는 숭고의 표현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과학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는 대자연의 세계 앞에서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교훈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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