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 내년 베를린 필 상주음악가 된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2023. 11. 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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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왼쪽)과 베를린 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내년 세계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가 된다. 아시아 연주자로는 일본 출신의 피아노 거장 우치다 미쓰코(内田光子·74)에 이어서 두 번째라고 악단 측은 밝혔다. 상주 음악가(Artist in residence)는 1년 내내 협연과 실내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오케스트라나 공연장의 ‘간판 모델’ 역할을 하는 제도다.

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위해 방한한 베를린 필의 안드레아 지츠만 대표는 10일 간담회에서 “한국의 빼어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내년 베를린 필의 상주 음악가로서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것”이라며 “1~2차례 악단과 협주곡을 협연하고 단원들과 다양한 실내악 활동을 펼치며 베를린 필의 젊은 음악인 양성 기관인 카라얀 아카데미와도 협력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츠만 대표는 조성진에 대해 “무척 직관력이 뛰어난 음악가이자 우리 악단과 특별한 관계를 지닌 피아니스트”라며 “아직 유럽에서도 발표하지 않은 극비 사안이었지만 한국에서 먼저 밝히게 됐다”면서 웃었다.

조성진은 2017년 부상으로 공연을 취소한 피아니스트 랑랑을 대신해서 라벨의 협주곡을 협연하며 베를린 필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리스트의 협주곡을 협연했으며, 올해가 세 번째 협연이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조성진은 “베를린 필은 세계에서 가장 (연주를) 잘하고 특별한 사운드를 지닌 오케스트라”라며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협연하기를 꿈꾸는 악단과 협력하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에서 그는 베를린 필과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러시아 출신의 명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2019년 베를린 필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첫 협연이기도 하다. 조성진은 페트렌코에 대해 “베를린에서 리허설했을 때 많은 것들을 배웠고 무척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베를린 필은 작곡가 진은숙의 주요 관현악곡을 녹음한 음반을 오는 12월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1년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했던 진은숙의 피아노 협주곡 등이 이 음반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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