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진핑과 北-러 무기거래 문제 논의”…中 “방미 순탄치 않을것”
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밝히며 “양국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세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과 중국은 중동이든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미중 정상회담 합의 대로 미국이 중국 체제 변경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 등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 가능성
중동의 이란 중심 ‘저항의 축’과 중국 러시아 중심 ‘독재의 축’이 미국 일극 체제 질서에 도전하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 위기 관리를 위한 소통 복원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군사 분야 소통이 중단된 이래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거의 모든 (중국과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제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예정이며 군사 대화 재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군사 대화 재개 준비가 됐음을 내비쳤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보도했다.
6일 워싱턴에서 미중 군축 실무 담당자가 회동해 군축 및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는 등 군사 대화 채널 복원이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 선결 조건처럼 내세운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 제재 해소’ 문제도 리 부장 경질로 해결됐다.
다만 미 고위 당국자는 “목표는 양국 경쟁을 관리해 갈등의 하방 위험을 방지하고 소통 채널을 개방하는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회의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 시 주석, 미 기업인들과 만찬 예정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서방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통제 완화에 중점을 두고 미국과의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 투자의 급속 유출 등 미국 협조 없이는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 분야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9일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 무역 관행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기업인 수백 명과 만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인들이 시 주석의 미중 관계 전망을 듣기 위해 참가비 2000달러를 내고 몰려들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 같은 식탁에 앉는 비용은 4만 달러”라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 무기 거래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러 간 급성장하는 관계를 우려한다”며 “이 같은 도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중국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이란 관계 밀착도 논의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 확전 억제를 꾀하는 미국은 이란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임을 중국에 경고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인 마약 펜타닐 방지를 위해 중국 내 펜타닐 원료 단속과 공동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문제 및 내년 미 대선에 대한 중국 개입 방지 요구도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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