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사 역전 스리런' 오지배가 끝냈습니다, 이정용 특급 마무리…'역전포! 역전포! 역전포!' 광란의 수원, LG 2승1패 역전[KS3 게임노트]

김민경 기자 2023. 11. 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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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환 ⓒ곽혜미 기자
▲ 오지환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LG 트윈스가 값진 홈런 2방으로 승기를 잡으면서 한국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LG는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3차전에서 8-7로 재역전승했다. LG는 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2차전 5-4 역전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기세를 이어 3차전까지 잡았다. 시리즈 전적 2승1패 역전에 성공한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까지 2승을 남겨뒀다.

# 선발 라인업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1, 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동일 라인업이다.

홍창기에게 계속 1번타자 임무를 맡긴 게 눈에 띄었다. 홍창기는 2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하는 데 그쳤다. 1번타자의 임무를 전혀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대신 2번타자 박해민의 타격감이 좋았다. 박해민은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 2사사구 2득점을 기록하면서 홍창기 대신 공격 물꼬를 트는 임무를 맡았다. 4번타자 오스틴(0.375), 5번타자 오지환(0.286), 6번타자 박동원(0.286)이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고 오지환과 박동원이 2차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치며 분위기 반전을 이끈 만큼 라인업에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갔다.

▲ 홍창기 ⓒ곽혜미 기자
▲ 박병호 ⓒ곽혜미 기자

kt는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앤서니 알포드(좌익수)-오윤석(2루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대폭 변화를 줬다. 1번타자가 김상수에서 배정대로 바뀌었고, 김상수와 황재균이 뒤로 한 타순씩 밀려 2, 3번타자를 맡게 됐다. 알포드를 7번 타순까지 내렸고, 선발 2루수는 신본기에서 오윤석으로 교체했다.

4번타자 임무는 박병호에게 그대로 맡겼다. 박병호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져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그래도 방병호를 믿고 가기로 결심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하고 알포드가 조금 안 맞으니까. 조금 떨어뜨려 놓으려고 했다. (김)상수랑 (배)정대, 그리고 (황)재균이가 타율은 낮아도 출루율은 괜찮았다 임찬규 상대로. 그래서 괜찮은 사람을 앞으로 올렸다. (장)성우도 앞으로 당기려다가 그래도 병호는 4번을 치는 게 낫고. 그래서 알포드랑만 조금 떼어 놨다. 정대랑 상수랑 비슷한데, 상수가 콘택트가 더 좋아서 1번을 바꿔 봤다. 상수가 계속 나가 체력 문제도 고려했다. 잘 치길 바라면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 오스틴 ⓒ곽혜미 기자
▲ 오스틴 ⓒ곽혜미 기자
▲ 벤자민 ⓒ곽혜미 기자

# 오스틴 선취 3점포 작렬…'천적' 벤자민 울렸다

LG 타선은 올해 유독 kt 좌완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에게 약했다. 벤자민은 올해 LG 상대로 5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32⅓이닝,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할 정도로 매우 강했다. 피안타율은 0.165에 불과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그래도 이번에는 타자들이 벤자민을 공략하리라 믿었다. 염 감독은 3차전에 앞서 "특별하게 준비하는 것보다는 어쨌든 직구, 슬라이더 패턴을 잡는 데 일단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 같고, 이제 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거 하나 믿고 있다. 야구가 이제 칠 때가 됐다. 야구의 흐름을 믿고 있다. 워낙 벤자민한테 약했기 때문에 근데 야구가 처음부터 끝까지 약하지 않으니까. 직구 슬라이더를 얼마나 타이밍을 좋게 잘 잡느냐가 벤자민을 공략하나 못하나 차이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염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후 홍창기가 중전 안타를 치고,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면서 1, 2루 기회로 연결했다. 김현수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2사 2, 3루가 됐고 오스틴에게 기회가 왔다. 오스틴은 볼카운트 1-2로 몰린 상황에서 벤자민의 4구째 시속 147㎞짜리 하이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폴을 때렸다. 선취 3점포가 터지면서 LG가 3-0으로 앞서 나간 순간이었다.

대신 벤자민은 오스틴에게 허용한 통한의 홈런을 제외하고는 LG 타선을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kt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이 플레이오프(5경기)부터 쉬지 않고 등판하면서 피로도가 쌓여 있어 벤자민을 일찍 끌어내리기는 무리가 있었다. 벤자민은 5이닝 89구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황재균 ⓒ곽혜미 기자

# 임찬규 3⅔이닝 1실점 강판…'치명적 실책 2개' 불펜이 흔들렸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기대보다 긴 이닝을 버텨주지 못했다. 3⅔이닝 동안 82구를 던질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임찬규는 올 시즌 kt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1홀드, 16⅓이닝, 평균자책점 6.61로 매우 약했다. 그런 kt 타선을 상대로 여전히 고전했는데, 1실점으로 막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임찬규는 3회말 곧장 kt의 추격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상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황재균에게 좌중월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3-1이 됐다. 추가 실점 위기는 잘 막았다.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장성우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할 때 2루주자 김상수까지 태그아웃시키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임찬규는 4회말 알포드와 조용호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2사 1, 2루 위기를 만들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공은 김진성이 이어 받았다. 김진성은 첫 타자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김상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임찬규의 추가 실점은 막았다.

▲ 정우영 ⓒ곽혜미 기자
▲ 함덕주 ⓒ곽혜미 기자
▲ 백승현 ⓒ곽혜미 기자

그런데 5회말 불펜 계산이 완전히 꼬였다. 정우영이 1사 후 박병호에게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 장성우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병살타로 흐름을 끊나 싶었다. 박병호와 장성우 모두 발이 느리기 때문.

그런데 앞으로 대시하며 들어오던 유격수 오지환이 타구를 뒤로 흘렸다. 유격수 땅볼 포구 실책. 그러자 1루주자 박병호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박병호의 주력을 고려하면 무리수에 가까웠다. 좌익수 문성주의 3루 송구만 정확했다면 박병호를 태그아웃시킬 수 있었는데, 문성주가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1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LG 벤치는 정우영에서 함덕주로 마운드를 바꾸는 판단을 했다.

함덕주가 나오자 kt 벤치도 움직였다. 문상철을 빼고 대타 김민혁을 투입했다. 김민혁은 포스트시즌 내내 대타로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한 타자였다. 김민혁은 우전 적시타를 쳐 3-2로 거리를 좁히면서 이강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 알포드까지 우월 적시 2루타를 쳐 3-3이 됐다. 함덕주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백승현에게 또 공을 넘겨야 했다.

백승현은 1사 2, 3루에서 이호연을 3루수 땅볼로 내보낼 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3루주자 김민혁이 홈으로 쇄도했는데, 다행히 포수 박동원의 태그가 더 빨라 아웃됐다. 비디오판독 결과도 같았다. 그러나 다음 타자 조용호에게 중적 적시타를 얻어 맞아 끝내 3-4로 뒤집혔다.

▲ 박동원 ⓒ곽혜미 기자
▲ 박동원 ⓒ곽혜미 기자

# 2차전 히어로 박동원, 3차전에 또 홈런으로 일 냈다

자칫 LG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던 순간. 2차전 영웅 박동원이 일을 냈다. 6회초 선두타자 문보경이 좌익수 왼쪽 안타를 치자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방문해 벤자민의 상태를 살폈다. 벤자민은 마운드를 내려갔고, kt 불펜에서는 손동현이 뛰어나왔다.

무사 1루 타석에는 박동원이 섰다. 박동원은 2차전에서 kt 필승조 박영현에게 역전 투런포를 뺏으면서 5-4 승리를 이끈 영웅이었다. 박동원은 이날 한번 더 대포를 가동했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손동현의 시속 145㎞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비거리 125m에 이르는 대형 홈런으로 장외로 뻗어 나갔다. LG는 5-4로 앞서 나가면서 힘겹게 경기를 뒤집었던 kt를 오히려 허무하게 만들었다.

승기를 되찾은 뒤로는 불펜이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유영찬이 6회와 7회 2이닝을 버티면서 35구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kt 타선을 다시 차갑게 얼어붙게 했다.

# 8회 마무리 고우석 승부수, 박병호에게 통한의 역전포 허용

박병호가 진짜 영웅이 되는 듯했다. 8회말 LG는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올렸다. 2이닝 세이브를 맡기겠다는 계산이었다. kt는 어떻게든 고우석을 흔들어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선두타자 배정대가 우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물꼬를 텄다.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고, 황재균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날려 5-5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타석에 박병호가 섰다. LG는 고우석 뒤를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kt 역시 박병호 외에 해결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두 선수의 승부가 이날의 승부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박병호가 웃었다. 박병호는 볼카운트 2-2에서 시속 152㎞짜리 직구를 강타해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5-7로 달아나면서 2차전까지 무안타로 침묵했던 부담감까지 모두 떨쳐낸 순간이었다.

▲ 오지환 ⓒ곽혜미 기자
▲ 오지환 ⓒ곽혜미 기자

# 경기 안 끝났습니다…'캡틴' 오지배가 지배했다

역전포 퍼레이드의 마지막 주자는 오지환이었다. 9회초 kt는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올려 2점차 승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이었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날리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박해민이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김현수가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선행주자 홍창기가 포스아웃되면서 2사 1루가 됐다. 김현수는 대주자 최승민으로 교체됐다.

여기서 LG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몰아붙였다. 오스틴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2사 1, 2루 상황을 오지환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오지환이 일을 냈다. 오지환은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시속 145㎞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월 3점포로 연결했다. 비거리 120m에 이르는 대형포이자 8-7로 순식간에 뒤집는 정말 큰 홈런이었다.

두 팀 마무리 투수가 모두 무너진 상황. 염경엽 감독은 9회말 고우석을 계획대로 한번 더 마운드에 올렸다. 만회할 기회를 준 것.

고우석은 선두타자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다음 타자 김준태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에 김준태가 헛스윙 판정을 받자 이강철 감독이 심판진에게 걸어나와 거세게 항의했다. 볼 판정 관련 항의였고, 심판진은 경기 지연 행위를 한 이 감독을 퇴장 조치했다. 어쩌면 이 감독의 퇴장은 kt가 이 상황에서 고우석을 흔들 수 있는 마지막 수였다. 김준태는 다시 타석에 섰고 5구째 볼이 사구가 되면서 1사 1루가 됐다. 이어 대타 정준영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LG도 더는 고우석을 끌고 갈 수는 없었다. 결국 4차전 선발투수 후보였던 이정용이 공을 이어 받았다. 이정용은 첫 타자 배정대를 상대하면서 초구 폭투를 던져 2, 3루를 만들었다. 이정용은 배정대를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김상수와 승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용은 흔들리지 않고 김상수에게 투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 고우석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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