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번 넘게 딸 성폭행·성학대한 계부...아내는 충격에 극단선택

검찰이 13년 간 의붓딸을 ‘그루밍’(길들이기) 수법으로 성폭행한 계부를 10일 구속 기소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부장 원신혜)는 이날 50대 고모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준강간,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의붓딸인 피해자가 만 12세이던 2008년부터 성인이 된 2020년까지 13년 간 2090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상습적으로 성적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를 장기간에 걸쳐 심리적으로 지배하면서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드는 그루밍 수법으로 성적 착취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씨는 2008년 한국에서 피해자를 강제 추행한 이후 일가족 모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뒤에도 성범죄를 지속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뒤늦게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서야 현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현지 경찰의 수사를 피해 한국으로 도주했지만, 지난달 13일 충남 천안에서 붙잡혔다고 한다. 피해자의 친모는 남편의 범행에 충격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3일 이 사건이 송치된 이후 사건 관계자 조사와 압수물 분석 등 보강 수사를 거쳐 고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심리 치료, 주거 지원 등 절차를 진행 중이고, 향후 재판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