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속에서 성장한 8명… 대물림된 굴레의 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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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대한 자조와 조롱이 이렇게 많았던 시기가 있었던가.
가난에 대한 언급이 쉽고 가벼워지는 것과 반비례해 현실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신간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대물림된 가난 속에서 발버둥치고 성장한 청소년 8명을 통해 가난이 어떻게 한 인간의 굴레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에게 가난이 제약과 굴레로 작용했을지언정 성장의 열망을 꺾지는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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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강지나/돌베개/1만7500원
휴거지, 엘거지, 빌거지, 벼락거지, 개근거지….
가난에 대한 자조와 조롱이 이렇게 많았던 시기가 있었던가. 가난에 대한 언급이 쉽고 가벼워지는 것과 반비례해 현실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조부모부터 대를 이어 내려온 우울증과 중독으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소희), 성실하게 생활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으리라고 믿지만 한편으론 불안한 청년(영성), 어머니의 병과 빚 때문에 꿈을 포기하다가 독립하게 된 딸(수정), 가족의 무관심과 방임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청소년(연우), ‘돈 좀 만지는 사장님’이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열심인 열정 청년(우빈) 등이 그들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 우직하게 밀고 나가고(지현), 전과자라는 편견과 오해 속에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고 채워나가려는 모습(현석) 속에서는 안쓰러움과 대견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8명의 주인공은 “자신이 힘들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듯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했다”고 한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고, 자신의 이야기가 공통체의 자원이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용기다. 이들에게 가난이 제약과 굴레로 작용했을지언정 성장의 열망을 꺾지는 못한 셈이다.
25년 경력의 교사인 저자는 제자들의 가족문제와 진로 고민, 우울증, 탈학교, 가출과 범죄, 자립, 청소년 노동 등을 짚으며 가난을 둘러싼 현실을 낱낱이 증언한다. 이를 통해 교육·노동·복지 정책에 대해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제안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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