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중국·러시아 외성’ 쌓을 차례” [美·中 15일 정상회담]

김예진 2023. 11. 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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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내성(內成)을 단단히 했다면 이제는 외성(外成)을 쌓을 차례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윤석열정부 첫해 과제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이라는 내성을 먼저 단단히 하는 작업이었다면, 다음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외성을 쌓는 데 주력하는 단계"라며 한반도 주변 4강을 상대로 한 외교를 축성(築城)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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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시진핑 양자회담 가능성 고조
시 주석 방한 성사 등 교류 시발점 기대
中, 韓 단체관광 허용 등 최근 해빙모드
왕이, 韓·日·中 외교회의 위해 방한 조율

“이제까지 내성(內成)을 단단히 했다면 이제는 외성(外成)을 쌓을 차례다.”

미·중 정상회담이 확정되면서 정부의 ‘축성론’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윤석열정부 첫해 과제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이라는 내성을 먼저 단단히 하는 작업이었다면, 다음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외성을 쌓는 데 주력하는 단계”라며 한반도 주변 4강을 상대로 한 외교를 축성(築城)에 비유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서방과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과는 미·중관계 해빙 신호가 나오면서 관계 개선을 본궤도에 올릴 여건이 성숙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이 공식 발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양자 회담 가능성도 높아졌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윤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과의 만남은 두번째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에 이어 1년 만의 재회다. 이번 회담은 단발성 접촉이 아니라,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 내년 초 시 주석 방한으로 이어지는 연쇄 정상급 교류의 시발점이 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준비작업도 가속이 붙는 모습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선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26∼28일쯤 방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교부는 세부 일정을 막판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한·일·중 정상회의에는 전례에 따라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방한할 전망이다.

3국 정상회의 준비와 함께 시 주석 방한 논의도 심화할 전망이다. 시 주석이 내년 초 방한한다면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한·중관계는 박근혜정부 말기 사드 배치로 급속히 악화한 뒤 수년간 출구를 찾지 못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 이후 시 주석 방한이 강하게 추진됐지만 코로나19가 덮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중국은 이미 한·중 간 민간교류 증진을 위한 조치도 내놓고 있다. 자국민들이 한국으로 단체관광 하는 것을 허용한 데 이어, 최근엔 한국인 관광객의 중국 방문이 쉽도록 비자 신청 예약제를 없애기도 했다. 중국의 내수부진과 경기침체 우려도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다만 베이징 외교가에는 윤석열정부 들어 강조된 ‘가치 외교’와 ‘이념 강조 정치’에 의구심도 깔려 있다. 중국 외교소식통은 “한·중관계가 사드 문제로 인한 어둠에서 막 나오려는 시기에 윤 대통령이 이념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어려움을 맞았다”며 “이념이나 체제를 강조하는 것는 한·중 수교 정신에는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치권에서 포털 댓글 중국 개입 의혹을 제기하거나 반공 이슈를 꺼내는 것도 중국에는 부정적 시그널이 됐다고 한다. 우리 반도체 기업에 악영향을 준 중국 정부의 보조금 문제, 공급망을 흔드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 등이 자꾸 돌출하고 있는 가운데, 한·중 외교당국간 논의 테이블에는 기업활동 여건 개선, 인적교류 확대, 문화교류 활성화 등 전 분야에 걸친 현안이 의제로 올라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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