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계 개선’ 필요성 공감… 수출통제·북핵 의제 오를 듯 [美·中 15일 정상회담]
블링컨·옐런 잇단 방중 후 왕이 방미
악화일로 양국 관계 대화의 물꼬 터
바이든·시진핑 최근 ‘미·중 협력’ 강조
中, 반도체·AI 등 美 제재 완화 절실
美, 우크라전 러 향한 ‘中 역할’ 기대
대만문제·탈북자 북송도 논의될 듯
백악관 “中에 ‘북·러 밀착’ 우려 전달”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지난 5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을 찾아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접촉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데 이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고위층이 줄줄이 방중해 미·중 관계 관리에 나섰다.
중국 측에서도 왕이 부장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블링컨 장관, 설리번 보좌관 등과 만났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도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옐런 장관을 만나 회담했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 규정에 따라 대만 등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규율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며 상대방을 향한 불장난이나 괴롭힘을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는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디리스킹(위험 제거) 해제 또는 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미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의 분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첨단반도체 등의 기술 이전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8월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AI 등 3개 분야와 관련된 자본 투자까지 규제했다. 중국으로서는 정상회담을 통해 디리스킹에 대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은 러시아와 친밀감을 유지하며 미국과 대립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서도 미·중의 접근법이 다르다.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에, 이·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서는 이란 등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핵 문제와 탈북자 강제북송 등 한반도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긴장을 낮출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미국이 먼저 제재와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것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북한의 실질적인 후원국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중국은 줄곧 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에 힘써왔고, 대화로 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추동해왔다”며 “미국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워싱턴=이우중·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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