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슬러거 수상은 불발…김하성, 그래도 ‘최고의 한 해’
시카고 컵스의 코디 벨린저 선정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28·사진)의 실버슬러거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실버슬러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대 리그 각 포지션에서 가장 타격이 뛰어났던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MLB 30개 구단 감독·코치의 투표로 결정되는 실버슬러거 수상자가 10일 발표됐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전천후 야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시카고 컵스 외야수 코디 벨린저가 선정됐다. 벨린저는 올 시즌 1루수와 외야수를 오가며 26홈런에 OPS(출루율+장타율) 0.881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로 뛰며 17홈런, OPS 0.749를 달성했다.
실버슬러거 수상은 못했지만, 김하성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앞서 지난 6일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거머쥐며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가 골드글러브를 받은 것도 처음이다.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에 포함될 만큼 타격 성적 역시 빼어났다. 2루수로 홈런과 OPS 모두 내셔널리그 5위(규정타석 기준)에 올랐다. 김하성은 특히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인내심, 콘택트 능력이 돋보였다. 헛스윙 비율(Whiff%)이 17.7로 리그 전체에서 16번째로 낮았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벗어나는 공에 스윙하는 비율을 뜻하는 체이스퍼(Chase%)는 20.4로 전체에서 14번째로 낮았다. 그만큼 볼을 잘 골라냈고, 방망이를 일단 내면 잘 맞혔다는 뜻이다. 올 시즌 김하성이 타구 질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도 타격 성적이 좋아진 건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로 MLB 3년 차, 타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터득한 셈이다.
선구안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김하성은 꾸준히 투수들을 괴롭혔다. KBO 마지막 해였던 2020년 3.71개였던 김하성의 타석당 투구 수는 오히려 MLB 진출 후 매년 증가했다. 2021년 3.97개에서 2022년 4.05개로 늘었고, 올 시즌에는 4.36개에 이르렀다.
8월 이후 부진은 아쉬웠다. 7월까지 타율 0.279에 OPS 0.821을 기록했지만, 8월부터는 타율 0.229·OPS 0.629에 그쳤다. 올 시즌 준수한 타격 성적을 남긴 만큼 내년부터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더 강해지고 약점 공략 역시 더 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하성이 극복해야 할 새 과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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