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명이 한 화장실”…가자지구 보건 위생 파탄 지경
[앵커]
이런 상황에서 가자지구에 고립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은 말 그대로 생지옥을 겪고 있습니다.
화장실 한 곳을 백 명 넘게 사용하고 있고, 깨끗하지 않은 물을 마시다보니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이병도 기자입니다.
[리포트]
끝이 보이지 않는 피란 행렬...
공격하지 말라며 흰 깃발을 흔들고 마차를 타고, 살기 위해 남쪽으로 향합니다.
[움 하산/피란민 : "우리 뒤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파괴와 죽음 뿐입니다."]
하지만 도착한 곳도 한계를 넘은지 오랩니다.
건물 지붕에도 바닥에도 피란민들로 넘쳐납니다.
70만여 명을 수용한 유엔 난민 시설에선 화장실 한 곳을 평균 160명이 사용합니다.
[라미 알 에르칸/가지지구 난민 : "사는 게 고문이에요. 화장실에 가려고 3시간씩 줄을 섭니다. 이런 아이가 세 시간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가장 심각한 건 물이 없다는 겁니다.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공장 2곳에 전기 공급이 차단돼 예전의 15%만 생산하는 상황, 한 사람당 하루 4리터 배급이 목표인데 온 종일 한 방울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모하메드 라키바/가자지구 주민 : "이 지역 약 2만 가구가 이 물 호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매우 심각해요."]
구호품 트럭으로 들어가는 물은 가자 주민의 4%에게만 제공되는 수준이라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식수가 없어 흙탕물을 마시고,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흘러든 바닷물로 빨래와 설거지를 합니다.
결국 '보건 재앙'이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이후에만 3만 3천 건 이상의 설사 사례가 보고됐는데 절반 이상이 5살 미만 어린이였습니다.
전쟁 전 월평균 2천 건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는 겁니다.
옴과 이, 수두 같은 전염성 질환도 폭증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며 휴전과 인질 석방을 동시에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병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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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기자 (bd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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