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겨냥 ‘끝까지 간다’는 고민정…“존재 자체가 테러”

고민정, KBS 라디오서 與의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에 “뭐든 한번 해보자” 맞서
윤석열 대통령 놓고는 “대통령 후보처럼 하고 있어” 지적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철회에 이은 재발의 방침을 ‘끝까지 간다’는 말 한마디로 정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고 의원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 철회를 결재한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국민의힘이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함께 같은 내용의 탄핵안 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자, “뭐든 한번 해보자”며 이같이 맞섰다. 이어 “저희도 다 방안이 있지만 여기서 이야기를 해버리면 카드가 없어지는 꼴이기 때문에, 어쨌든 끝까지 간다는 부분만 명확하게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말하기 전, 고 의원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존재 자체가 테러”라며 작심하고 날을 세웠다. 그는 “언론사들을 옥죄고 있고 수없이 많이 심의를 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위법을 해 가면서까지 방송 심의라는 것들을 지금 해나가고 있다”며,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면서 방통위, 방심위 안에 기구들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잘못됐고 대한민국의 언론 역사에서 심각한 테러에 해당한다”고 이유를 댔다.

고 의원의 ‘이동관 위원장 존재 자체가 테러’라는 말은 같은 날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강행 처리 움직임에 “숫자 우위를 앞세워 민주주의 제도를 부인하거나 무력화하는 것을 최근 정치학자들은 ‘신종테러’라고 이야기한다”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의 이 위원장 발언을 겨눈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은 이날 탄핵안 철회서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고, 같은 당 출신인 김 의장은 철회서를 결재했다. 자동 폐기를 막으려 탄핵안을 일단 철회하고 오는 30일과 다음달 1일 연속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재발의로 표결을 밀어붙인다는 민주당 전략이다.

김 의장은 본회의에 보고만 이뤄졌고 의안으로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24시간 이내에 철회하면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해서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와 더불어 방통위원장 탄핵은 국민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 의원은 ‘강서 보궐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변화 조짐이 보이나’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는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대통령처럼 해야 하는데 대통령 후보처럼 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대통령은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를) 던져서는 안 된다”며 “후보 시절에는 본인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할 수 있는데, 지금 던지는 걸 보면 김포시도 그렇고 공매도도 그렇고 뒷수습이 하나도 안 된다”고 판단 이유를 댔다.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처음에는 ‘뭐라도 하는 것 같아’라는 반응은 있었지만 국가라면 그 뒤를 잘 정리해야 한다”며 “그런데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국민들 머릿속에는 ‘윤 대통령 정권은 역시 무능하구나’, ‘이렇게 뒷수습을 하나도 못하는구나’ 이 생각이 오히려 강해진다”며 “길게 보면 악수를 둔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준석 신당’ 창당 시 같은 당의 ‘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준석 전 대표와) 만났다고는 하는데 만날 수야 있다”며 “한번 (당을) 나간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상민 의원을) 다시 받아들일 수 없을 거라 본다”고 냉정하게 전망했다. 이 의원은 신중하게 판단할 거고, 결국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을 거라는 게 고 의원의 예측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