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시간 교전 멈춘다”는 이스라엘, 가자 병원은 폭격

신기섭 2023. 11. 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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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의 피난을 보장하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교전을 중지하기로 이스라엘이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현지에서는 교전 중지 기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10일 오전에는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 피난민 수천명이 모여 있는 알시파 병원을 폭격해 13명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자국군이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의 보안 지역'을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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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미 “가자 북부 주민 대피 위해 합의”
이스라엘은 공식 발표 없어
하마스 “알시파 병원 폭격으로 13명 숨져”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에서 9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알깟삼) 여단의 전투가 벌어지자 난민촌에 머물던 주민들이 전투 지역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미국이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의 피난을 보장하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교전을 중지하기로 이스라엘이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현지에서는 교전 중지 기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10일 오전에는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 피난민 수천명이 모여 있는 알시파 병원을 폭격해 13명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병원이 폭격을 당했다고 확인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이 매일 4시간씩의 교전 중지에 합의했다며 교전 중지를 3시간 전에 미리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의 남쪽 이동을 허용할 두번째 인도주의 통로를 해안 쪽에 새로 열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국 쪽은 이스라엘이 이날 중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스라엘 시각 기준으로 이날 밤까지 공식 발표는 없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정기적인 피난 허용 조처만을 거론했다. 그는 전투가 중단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마스에 대한 전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는 특정 지역, 이쪽저쪽에서 몇시간씩 주민들이 전투 지역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통로를 제공하길 원하고 이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조처는 지난 4일 발표한 매일 일정 시간 동안의 인도주의 통로 개방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남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국지적이고 정밀한 조처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쪽은 일시적 교전 중지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고, 유엔은 분쟁 당사자 모두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교전 중지 조처는 “언제, 어디에서 시행할 것인지” 등을 유엔과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북부 전투 현장에서는 교전 중지가 이뤄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알시파 병원 주변 등에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자국군이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의 보안 지역’을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 안에는 지휘본부와 탄약 생산 공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50여명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들과 전투를 벌여 모두 제거했다”며 “우리는 이 지역과 주변 다른 지역 소탕 작전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야포 공격이 이어지면서 9일까지 민간인 사망자가 모두 1만812명으로 늘었으며, 사망자의 40%인 4412명은 어린이라고 밝혔다.

한편, 9일 카타르 도하에서는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무장단체와의 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하는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와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이스라엘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네아 국장이 3자 회담을 열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 날 파리에서 가자지구 민간인 지원을 위한 국제회의를 열고 휴전을 촉구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김미향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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