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역회전’ 급식실 후드팬…“발암물질에 고스란히 노출”
[앵커]
매일 수백 명 분의 음식을 조리하는 학교 급식실은, 환기가 무척 중요한데요.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 속 발암 물질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의 환기 시설이 2년 동안 역회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5년 동안 조리원으로 일한 A 씨.
2년 전 학교 급식실 환기 시설을 교체한 뒤부터 일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가 제대로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조리원 A 씨/음성변조 : "안개처럼 뿌옇었어요. 튀김을 천 명 가량 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2시간에서 3시간을 서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면) 구토하고 마비가 와서..."]
조리원들이 여러 차례 항의해 환기시설 시공업체를 불러 검사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습니다.
지난 6월에서야 전문 업체를 불러 점검한 결과, 시공업체가 전기 배선을 잘못 연결해 배기 팬이 역회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년 동안, 급식 조리원 14명이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속 발암물질인 '조리흄'을 그냥 들이마시며 일한 겁니다.
[정경희/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장 : "조리흄이라는 것이 일할 때 뿐만 아니라, 퇴직한 이후에 축적된 걸로 인해서 암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사실 대구교육청에서 이런 (시공)업체에 맡겨서는 저희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대구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는 기관 경고를, 교육청 담당 직원은 징계 처분했습니다.
[류천호/대구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 "앞으로 우리 교육청에서는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급식실 환기 개선공사를 하는 등 급식실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이후 3년여 동안 전국의 학교 급식실 직원 가운데, 폐암에 걸려 산재 승인을 받은 사람은 117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박진영 기자 (jyp@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내일 서울 첫 영하권 추위…주말, ‘더 춥다’
- “160명이 한 화장실”…가자지구 보건 위생 파탄 지경
- 도 넘는 빚 독촉에 스토킹 처벌법 적용…법무부, 대검에 지시
- ‘내성 빈대’ 살충제 긴급 사용승인…“전문 방역업체만 사용”
- “BTS 빌보드 1위보다 ‘흙 묻은 군복’이 공익” [현장영상]
- ‘브로커’ 연루 전·현직 경찰·검찰 수사관 줄줄이 수사 선상
- “너네 나라로 돌아가” 괴롭힘에 나왔더니…‘불법 체류자’ 전락
- 난간 틈 사이로 원룸 침입…대학가 ‘공포’
- 유남석 헌재소장 퇴임…대법·헌재 수장 사상 첫 동시 공백
- 마약 탄 전자담배로 정신 잃은 여성 성폭행…피해자 2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