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유 없이 이웃 80대 살해하고 "기억 안 나"…50대 무기징역

/사진=뉴스1

이웃집에 침입해 80대 주민을 아무 이유 없이 살해한 50대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영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8월3일 새벽 1시쯤 강원도 양구군에서 이웃해 사는 80대 여성 B씨의 집에 들어가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같은 날 오전 8시쯤 집을 방문한 요양보호사에게 발견됐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과 함께 3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별다른 동기를 확인할 수 없는 '이상 동기 살인'으로 고령의 노인에 대한 범행인 점, 잔혹하게 범행하고도 반성하지 않아 반사회적 성향이 뚜렷한 점, 어머니를 잃은 피해자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이상 동기 살인'으로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대 강력범죄에 대한 엄벌 필요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구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 당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검사가 심증만으로 자신을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집의 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사실을 종합해보면 A씨만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3자가 범행 시각에 출입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 범행으로 인해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피해자의 생명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는 평소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고 여기는 주거지에서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