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루 4시간' 교전 중지, 하마스 인질석방 협상 영향은

김동호 2023. 11. 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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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에 화력을 쏟아붓는 이스라엘이 일시적 교전 중단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0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이목은 인질 석방 협상에 미칠 영향에 쏠렸다.

비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인질 석방을 위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3일 교전 중지'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달 27일 이래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계속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변곡점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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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요구엔 못미쳐도…가자 지상전 확대일로에 '변곡점' 될까 주목
카타르·이집트 인질 협상 중재 노력에 가속도 붙을 가능성도
이스라엘, '휴전' 조건엔 여전히 완강…하마스도 유불리 더 따질듯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하마스의 인질 석방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A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에 화력을 쏟아붓는 이스라엘이 일시적 교전 중단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0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이목은 인질 석방 협상에 미칠 영향에 쏠렸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인도적 차원의 휴전을 호소해온 데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중동·아랍 진영도 휴전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왔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휴전과 일시적 교전 중단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일단 이스라엘 및 하마스 양측이 모두 이번 조치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나서면서 실효성은 아직 미지수다.

전날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의 교전 지역 탈출을 돕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이 교전 중지 3시간 전에 시행 시간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알리는 형식이다.

비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인질 석방을 위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3일 교전 중지'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달 27일 이래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계속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변곡점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카타르가 기울이고 있는 중재 노력과 맞물리면서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

불벼락 쏟아지는 가자지구 [AFP=연합뉴스]

앞서 카타르 도하에서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의 중재 하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데이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의 3자 회담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1∼2일 정도의 교전 중단을 대가로 하마스가 10∼15명의 인질을 풀어주는 방안이 논의됐다.

지난 8일 카타르 관리들이 하마스 정치국 관계자들과 만나 협상의 잠재적인 변수들을 논의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바로 이튿날 이스라엘과 '맹방' 미국 측이 앉은 자리에서 이런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날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카이로에서 이집트 정보기관 수장인 압바스 카멜 국가정보국(GNI) 국장을 만나 가자지구 상황을 논의한 데 이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가 이날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나기로 하는 등 협상 테이블 주변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하지만 IDF가 최근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시가전을 개시하는 등 군사작전의 강도를 갈수록 키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시적 교전 중단 조치만으로는 양측의 인질 협상 타결로 이어지기에 부족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에서 병력 전개하는 이스라엘군 [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 절멸' 태세인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이 없다고 연일 강조하는 데다, 미국조차 전면적인 휴전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백악관의 교전 중단 발표를 두고 IDF가 즉각 "이것이 변화는 아니다"라며 "이스라엘군이 사실상 이미 하던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이견이 지속되는 모양새도 협상에 긍정적 요소는 아니다.

일시적 교전 중단 조치를 넘어서는 더욱 확실한 계기가 더해져야만 인질 석방 논의에 전환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 납치해간 250명가량의 인질 중 현재까지 4명만 찔끔 석방한 하마스 측도 이번 조치와 관련, 이스라엘과 어떤 부분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과 싸우는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가 이날 조건부로 이스라엘 인질 2명의 석방을 제안한 점,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여성 인질들을 앞세운 영상을 배포하며 선전전을 벌인 점 등에 비춰보면 하마스로서는 상황이 더 유리하게 흘러가기 전까지 '인질 카드'를 놓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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