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M] "진짜 사랑하는 줄 알았다"…변종 스캠 범죄 주의보

【 앵커멘트 】 한 20대 여성이 SNS나 메신저를 통해 애인 행세를 하며 접근해 돈을 뜯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에 당해 졸지에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됐습니다. 만난 적도 얼굴도 모르는 남성을 "진짜 사랑하는 줄 알았다"는 이 여성은 본인도 피해자이면서 가해 범죄자가 됐는데요. 제보M, 이시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A 씨가 한 소개팅 앱에서 낯선 남성 B 씨를 알게 된 건 지난 8월.

대구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B 씨와 친해졌고 결국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전화도 만난 적도 없었지만 남자친구라고 철썩 믿었고, A 씨는 사업 투자금 회수를 도와달라는 B 씨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바로 '로맨스 스캠'에 당한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도와줄 수 없겠냐 정말 네가 필요하다' 이래 가지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거를 쉽게 거절할 수가 없어서…."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남성은 여성을 이런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서 대기하도록 한 뒤 택시를 태워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A 씨는 총 10번에 걸쳐 수도권과 강원도 속초 등을 넘나들며 돈을 옮겼지만,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로 입건된 뒤에서야 범죄인지 알았습니다.

▶ 인터뷰 : A 씨 - "그냥 무서웠어요. 혼란스러웠어요…몰랐었고 어쩌다 보니까 가해자가 되었고 죄송한 마음도 드는데 너무 억울하고…."

▶ 인터뷰 : 정구승 / A 씨 법률대리인 - "로맨스 스캠을 통해서 상대방의 명함을 빼앗은 뒤 그 사람을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사용하게 된 사건입니다."

최근 5년간 접수된 로맨스 스캠 피해 건수만 총 281건에 피해액도 100억 원에 육박하는데, 신종 스캠 범죄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피해가 늘고 있지만, 로맨스 스캠 같은 신종 사기 범죄는 처벌할 법규가 없고, 피해 사례마다 적용되는 법규도 제각각입니다.

특정인에게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신종 스캠 범죄,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은 만큼 하루 빨리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전현준 VJ 영상편집 : 김민지 그 래 픽 : 이은지·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