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몰려오는 중국 기업들…“미국에 수출할 때 혜택 달달하네”
한미 FTA 무관세 눈독
중국 기업, 美 진출 교두보로 韓 활용
배터리에 이어 전기차까지 확대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우회하기 위해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에 이어 자동차까지 영역을 넓혀 한국을 북미 수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폴스타는 현지 시각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폴스타 데이 행사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 4’를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북미 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생산능력(케파)을 확대하려는 폴스타와 한국에 안정적인 제조 시설을 갖춘 데다 생산 여력이 있는 르노코리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폴스타는 현재 중국과 미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30%에 가까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무관세를 적용 받는다.
르노 부산 공장은 약 2000명의 숙련된 직원을 보유해 르노그룹안에서도 높은 생산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항과 바로 연결되는 등 지리적 장점도 갖추고 있다. 앞서 중국 지리그룹은 지난해 르노코리아 지분을 34% 인수해 르노코리아 2대 주주가 된 바 있다.
폴스타는 개발과 제조 과정에서 자체 시설 투자가 아닌 협력사의 역량, 유연성과 확장성을 활용하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운영 방식을 펼치고 있다. 폴스타가 향후 한국 생산 모델과 케파를 더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폴스타는 2024년 초 중국 청두와 2024년 여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폴스타 3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 부산까지 총 3개국, 5개의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을 제조·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배터리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완성차 업계가 한국의 관세 혜택에 집중한 반면 배터리 소재 업계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혜택에 눈독을 들이고 한국을 ‘IRA 우회처’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IRA 규정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원료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론바이는 전북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정부로부터 합작사 없이 단독으로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허가받았다.
중국 저장화유코발트는 올해 초 포스코퓨처엠과 LG화학과 손잡고 합작생산기지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SK온과 에코프로도 중국 거린메이와 합작사를 세울 방침이다.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BYD는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 KG모빌리티와 손잡고 국내에 배터리 팩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국내 전기차 생산 공급망과 기술력 등이 상당히 양호하기 때문에 중국 기업 입장에선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유인책이 충분하다”라면서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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