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구 천만인데 내년 새집 1만가구…입주절벽·전세지옥 예고
내년 ‘입주절벽’ 부메랑으로
매매서 전환 등 수요 늘면서
서울아파트 전셋값 이미 들썩
성동·용산 등 2주새 1%뛰며 급등세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신축 입주 물량은 총 9841가구(10일 조사 기준·임대아파트 제외)로 집계됐다. 연간 입주 물량이 1만가구에 못 미치는 것은 연도별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직전 최저치는 2013년으로, 당시 입주 물량은 1만6420가구였다. 그때와 비교해도 60% 수준에 채 못 미칠 만큼 적은 물량이다. 올해 입주 물량(약 3만가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임대아파트를 포함해도 겨우 1만921가구 수준이다.
부동산R114는 입주 시기가 명시돼 있는 입주자 모집 공고를 기준으로 입주 물량을 집계한다. 인허가 기준으로 조사하는 서울시에 비해 수치가 비교적 적게 나타나는 편이다. 서울시는 아직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지 않은, 후분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들도 입주 예정 물량에 포함한다.
하지만 서울시 자료를 토대로 봐도 입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변함없다. 서울시가 가장 최근인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2823가구(민간 정비사업 아파트 기준)로, 올해(2만5695가구)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후분양 물량과 조사 시점 차이에서 비롯된 격차로, 입주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내년 입주 예정인 서울 신축 아파트는 총 18개 단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일부 지역에 몰려 있다. 강동구에서만 6개 단지 3927가구가 예정돼 있어 전체 물량의 약 40%가 집중됐다. 25개 자치구 중 15곳(서초·용산·마포·양천·강서·성동·광진·금천·중랑·동대문·노원·도봉·종로·중·서대문구)은 신축 입주 물량이 아예 ‘제로(0)’다.
내년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이유는 3년 전인 2021년께 분양 물량이 워낙에 적었기 때문이다. 분양과 입주는 통상 3년 시차를 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서울에서 분양한 공동주택은 총 8567가구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1~9월 분양 물량(2만2751가구)에도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2021년 2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주택사업자들이 분양을 미루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 신축 아파트 매매, 전월세 시장 등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상승세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 재고량 부족은 전셋값 상승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영향으로 입주 물량이 급감했던 10년 전 당시 매매가격은 정체됐지만 전셋값이 급등한 전례를 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여 연구원도 “공급 부족은 매매와 전셋값에 모두 영향을 미치지만, 실수요 시장인 전세 시장이 더욱 빠르게 반응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21% 올랐다. 올해 들어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구별로 살펴보면 신축 공급이 없는 지역일수록 전셋값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성동구가 지난 한 주간 전셋값이 0.5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양천구(0.37%), 용산구(0.35%), 송파구(0.35%) 등도 상승 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송파구를 제외하면 모두 내년 입주 물량이 하나도 없는 곳이다. 송파구도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소규모 단지 한 곳(송파더플래티넘·328가구)이 전부다.
특히 성동구와 용산구는 올해부터 신축 입주 단지가 한 곳도 없어 주목된다. 최근 2주간 전셋값이 1% 이상 뛴 성동구는 후년인 2025년에도 예정된 입주 물량이 ‘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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