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만 남겼다는 지드래곤…작은 ‘손·발톱’에 걸린 운명

오남석 기자 2023. 11. 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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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지난 6일 경찰에 출두할 때 머리카락을 제외한 온몸을 제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가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여부는 그가 임의제출했다는 손·발톱 검사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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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뺀 온몸 제모한 상태로 경찰 출두
임의제출한 손·발톱 검사 결과에 관심 집중
변호인은 “제모 보도는 사실 아냐” 반박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지난 6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지난 6일 경찰에 출두할 때 머리카락을 제외한 온몸을 제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가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전신 제모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사태를 단정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내내 강하게 부인해온 데다 경찰 출두 당시 장난기 섞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미지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여부는 그가 임의제출했다는 손·발톱 검사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글로벌 K팝 스타의 운명이 작은 손·발톱에 달려 있는 셈이다.

◇온몸 제모한 채 경찰 출두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드래곤으로부터 임의로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모발과 손톱, 발톱에 대한 결과를 아직까지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드래곤이 지난 6일 자진 출두했을 당시 그의 휴대전화와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 대신, 지드래곤으로부터 소변과 모발, 손톱, 발톱을 임의제출 받았다. 다른 체모는 모두 제모된 상태여서 제출받지 못했다고 한다.

지드래곤은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소변에 대한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예인 등 마약 사범들이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을 위해 전신 제모를 하거나 머리카락을 염색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처벌된 박유천(37)씨는 경찰에 처음 출석할 당시 체모 대부분을 없앤 상태였다. 2018년 방송인 하일(61·미국명 로버트 할리)씨도 마약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온몸을 제모한 뒤 출석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만으로 지드래곤을 단정하긴 어렵다. 지드래곤 역시 경찰에서 ‘평소에도 제모를 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발톱 분석법 효과는

소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만큼, 남은 것은 모발과 손·발톱 검사 결과다.

그런데 염색과 탈색을 자주 하는 연예인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모발에서 ‘양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모발의 경우 길이에 따라 1년 전 마약 투약 여부도 확인할 수 있지만, 염색과 탈색을 하면 마약 성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손·발톱의 경우 5~6개월 전의 투약 여부까지 알 수 있으며, 필로폰이나 엑시터스와 같은 마약을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보강 수사를 한 뒤 지드래곤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지드래곤은 지난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그의 소속사는 “일본 투어 때 참석한 술자리에서 젊은 일본인이 담배를 권해 호의에 응하는 차원에서 두세 모금 흡입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지드래곤 변호인의 반박 “온몸 제모 보도는 명백한 허위…명예훼손”

한편, 지드래곤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수현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변호사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사건은 법원에서 소명부족으로 통신영장을 기각한 상황이고 모발 등에 대한 압수수색 검증영장도 발부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을 신속히 밝혀 의혹을 조속히 해소하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자진 출석해서 소변과 모발 뿐만 아니라 손톱과 발톱까지 임의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경찰이 요청한 체모 외 자진해서 추가로 다리털도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치 증거를 인멸할 의도로 제모한 것처럼 보도됐으나, 지드래곤은 감정하기에 충분할 만큼 남성으로서 긴 모발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 모발을 경찰이 요구하는 숫자만큼 임의제출했다”며 “최근 약 1년 5개월 동안 염색 및 탈색을 진행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원래 평소에도 제모했었다’며 밝힌 바 있고, 입건 보도된 이후로 제모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증거 인멸의 의사가 없었음을 분명히 했음에도, 경찰 측이 혐의를 속단하면서 마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듯한 표현을 사용해 지드래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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