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까지 빈대 확산" 지나친 공포감 우려...'대체 살충제' 긴급 승인
전국 곳곳 빈대 비상…SNS 통해 목격담 확산
대중교통 꺼리거나 외국인 관련 유언비어도 유포
"철저한 방역 필수…대중교통 서식 가능성 낮아"
[앵커]
전국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 강남의 대형 찜질방에서도 빈대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빈대 살충제 8종을 긴급 승인하고, 서울시는 빈대 신고센터를 설치하며 본격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중교통 이용까지 꺼리거나 잘못된 빈대 퇴치법이 SNS를 통해 확산되는 등 빈대 공포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일 허서웅 씨는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찜질방에서 잠을 자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잠결에 따끔거려 눈을 떠보니 몸 위에 빈대가 기어 다니고 있었던 겁니다.
[허서웅 / 서울 명륜동 : 새벽에 자는 도중에 (벌레에) 물리고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깼는데 확인해보니까 빈대가 있었고 한두 마리가 아니라 수십 마리….]
취재진이 찜질방에 직접 찾아가 보니, 매일 고온의 증기로 방제에 나서고 있었지만 빈대를 완전히 박멸하지는 못했습니다.
[해당 찜질방 관리자 : 매트는 80도 방에 넣어두고 쓰고 있고요. 그리고 스팀 소독 매일 하고 있고요.]
서울 강남의 다중이용시설마저 빈대 비상이 걸린 가운데, 곳곳에서 빈대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습니다.
당장 온라인에는 대중교통을 타기 무섭다는 호소부터
바퀴벌레가 빈대의 천적이라며 바퀴를 풀어야 한다는 유언비어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외국인 노동자와 올여름 국내에서 치러진 잼버리 때문에 빈대가 유입됐다는 등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위귀임 / 서울 월곡동 : 사람한테도 빈대가 막 붙어요. 사람에게 붙으면 가려워서…. 그리고 옮기잖아요. 어떤 사람이 가져가면 옆집이 번지고 옆집으로 계속 번지는 거야.]
[황은비 / 서울 성수동 : 아무래도 빈대가 익충이 아니라 해충이다 보니까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죠. 옮겨붙을 수 있는 위험성이 더 많아지니까 사람들 많은 곳은 지하철이라든지 더 조심해서 다니는 것 같긴 해요.]
전문가들은 철저한 방역이 필수이긴 하지만 무작정 공포심을 느낄 필요는 없고, 대중교통에 빈대가 서식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양영철 /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지난 8일, 뉴스라이더) : (우리는) 그렇게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프랑스는 열 집 걸러서 한 집씩 빈대가 서식할 정도로 굉장히 밀도가 많고 살충제 저항성 때문에 잘 방제가 안 돼서 대중교통이나 이런 데 많이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서울 지하철에선 16건의 빈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실제 빈대가 발견되진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대체 살충제 8개 제품을 긴급 사용 승인했습니다.
기존 살충제에 빈대가 저항성을 가진 점을 고려한 조치인데, 전문 방역용이라 가정에서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커지는 시민 불안에 서울시도 전국 최초로 빈대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또, 정부는 빈대 확산을 막기 위해 합동대책본부를 출범하고 4주 동안 집중 점검 기간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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